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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숨돌린' 딜라이브, 유료방송시장 재편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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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3년 시한 연장…SKT-CJ헬로비전 M&A와 얽혀 다양한 시나리오 관측]

머니투데이

딜라이브(구 씨앤앰)가 새 주인을 찾을 시간을 벌었다. 인수금융 대주단에 속한 국민연금이 만기 3년 연장 조항을 포함한 채무조정안을 수용키로 결정하면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M&A(인수합병)를 추진하면서 격변기에 접어든 유료방송시장에서 딜라이브가 경우의 수를 늘리게 될 전망이다.

28일 국민연금 등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안에 딜라이브 최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의 인수금융 채무조정안에 대해 21개 대주단 전체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수금융 채무조정에 가장 난색을 표했던 국민연금이 전날 채무조정안 동의를 결정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번 조정안 합의로 딜라이브 인수금융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해소되면 딜라이브 재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CI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 등은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시장 정체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M&A 추진을 깜짝 발표하면서 시상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번 재매각 기회로 이들은 딜라이브 몸값 올리기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본인다. 지난해 말부터 케이블TV업계와 지상파 방송사간 콘텐츠 대가를 둘러싼 갈등에서 가장 먼저 케이블 연대를 깨고 나온 것도 딜라이브다.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만한 부분들을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

글로벌 OTT(Over The Top·인터넷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와 국내 사업자로서는 처음 손을 잡고, 전용 셋톱박스 '딜라이브 플러스'도 출시했다. 지난 4월 회사명을 씨앤앰에서 딜라이브로 바꾸고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폭적인 영업지원으로 딜라이브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228만명에서 올 3월 232만명으로 3만명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1만4371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딜라이브 재매각 추진은 답보 상태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추진과 얽혀 유료방송시장 재편의 양대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성사되면 이에 대항하기 위한 다른 사업자들이 딜라이브 인수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8월 유료방송 시장 합산규제가 일몰제로 인해 자동 폐지된다는 점도 딜라이브에게는 희소식이다. 1위 기업인 KT가 시장점유율 33%를 넘을 수 있게 되면 M&A를 검토할 수 있어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에 실패해도 기회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정체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기 위해 케이블업계 내 또는 IPTV-케이블TV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해보인다.

다만 딜라이브 매각 가격이 최대 변수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이 예정대로 1조원 수준에 매각되면, 딜라이브 가격도 이를 기준으로 정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 딜라이브가 원했던 2조원 이상 매각가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이번 채무조정안 합의 과정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 MBK파트너스 등 지분감축 등 추가조치도 진행될 전망이다.

진달래 기자 az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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