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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검찰 "조희팔 사망" 결론 냈지만…풀리지 않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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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조 원대 다단계 사기를 벌인 조희팔 사건. 2011년 12월 사망했다고 검찰이 오늘(28일) 최종 결론지었습니다. 거듭 불거지는 생존 의혹으로 관련 수사가 2014년 재개된지 705일 만입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조희팔의 아들 등 60명을 기소했는데, 수사 축소에 관여한 전·현직 수사 관계자도 5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조희팔의 금융 다단계 사기는 피해자만 7만여 명에 달하고, 피해액은 무려 5조 715억 원에 이릅니다. 오늘 검찰이 조희팔 일당의 범죄수익금으로 본 것은 불과 2900억 원가량입니다. 700여 일 동안의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경찰이 조희팔의 사망을 알린 뒤에도 계속해서 살아있다는 얘기가 많이 남았습니다. 시신도 발견이 안됐었고, 오늘 다시 확인한 건데 그 근거가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경찰이 발표했던대로입니다. 2011년 12월 18월 중국의 한 가라오케에서 내연녀 등과 술을 마셨는데, 호텔방에 쓰러졌고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19일 0시 15분에 숨졌다는 겁니다.

우선 그 이후로는 가족이 사망 직후 채취했다는 조희팔의 모발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당사자로 확인이 됐고, 또 가족이 촬영한 장례식 동영상에 위조 흔적이 없었다, 그리고 목격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모두 진술이 일관됐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그런데 직접 시신 확인은 이번에도 한 게 아니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국과수 뿐 아니라 학계에도 자문을 구했지만 화장된 유골의 DNA 감식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여전히 피해자들은 죽었다는 검찰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조희팔 사건이 관심을 끈 것은 피해자가 워낙에 많다는 것, 아까 말씀드린대로 7만 명이 넘는 다는 것… 그리고 피해액은 무려 5조 원이 넘습니다. 그래서 범죄수익금이 2900억 원이라고 나온 것이 언뜻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왜 그렇게 나온 겁니까?

[기자]

우선 조희팔의 사기 구조를 보시겠습니다.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440만 원을 투자했을 때 연간 35%의 수익을 돌려주겠다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의 돈으로 상위 모집책 등이 혜택을 보는 구조인데요. 결국은 7만여 명 모두가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일부는 혜택을 보기도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5조 715억 원 가운데 4조 8900억 원은 이렇게 분배가 된 상태였고, 나머지 2000억여 원, 그리고 정체 불명의 900억 원 현금뭉치가 발견이 됐는데 이 부분을 합쳐서 범죄수익금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들이 얼마나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인데, 이 부분은 혹시 진척된 게 있습니까?

[기자]

돌려받아야 할 피해액은 약 1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굉장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검찰은 은닉재산을 관리해 온 고철사업자 등으로부터 720억 원을 추징한 상태입니다.

[앵커]

그게 다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돈을 찾아가야 할 피해자들의 규모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관련 절차를 밟기까지는 실제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구속기소된 수사기관 관계자, 그러니까 봐줬다는 사람들이죠. 이 청탁의 대상자였던 사람들이 앞서 5명이라고 전해드렸는데 어떤 사람들입니까? 고위 관계자는 지금 없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 수사관이 1명이고, 전직 경찰관이 4명입니다. 모두 고위직이 아닙니다.

[앵커]

고위직 검찰 관계자나, 정치권 인사 등에 대한 로비 의혹, 이거 뭐 굉장히 많이 나왔었습니다. 수사 결과에는 이런 게 전혀 포함이 안되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쉬운 대목인데요. 저희 JTBC가 보도해드렸던대로 고위 관계자 로비 정황은 다양한 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의 녹취를 들어보시겠습니다.

[해경 관계자 : 조희팔이 잡히면 OOO(해경 고위 간부), A 서장 다 구속돼야 한다 딱 그러시네.]

또 조희팔의 밀항과 도피행각을 돕다가 지난해 숨졌던 조카 유모 씨의 녹취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카 유 모씨/2012년 2월 경 : 삼촌이 '일 본다 카고 내한테 전부 다 돈 뜯어간 것 밖에 더 되나? ○○○이가 있을때 왜 차장검사가 돼가 모르노? 어?' 막 성을 억수로 내시더라고요.]

검사 출신 변호사가 사실상 브로커 역할을 해서 현직 검사들에게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렇게 파악이 되는 대목인데요.

검찰은 이와 관련해서 당사자들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뚜렷한 증거를,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걸로 그냥 끝나는 거냐 하는 생각이 들고…. 이번 수사는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 지난번에 잡혀들어올 때 저희가 보도를 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것이었는데… 그러면서 강태용을 압박하면 정치권과 수사무마 배후 이런 게 다 해결될 거라고 그때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강태용이 붙잡히고 나면 정관계 로비 의혹, 또 도피 과정에서의 각종 의혹들, 또 도피 당시 뒤를 봐줬다는 의혹 등 이런 배후들에 대해서 상당부분 해소가 될 걸로 기대를 모았었는데요.

강태용이 조희팔과 어떻게 사기를 벌였는지 조금 더 구체화 된 것 이외에는 새롭게 드러난 내용은 없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수고했습니다.

심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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