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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투표 승리에 말 바꾸는 탈퇴파…뒤집힌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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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이 브렉시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습니다. 최고 수준이던 국가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강등됐고, 파운드화는 31년 만에 최저가로 떨어졌습니다. 찬성표를 던진 영국인들의 걱정이 커지면서 '후회'와 '탈퇴'란 말을 합친 '리그렉시트,' 즉 EU 탈퇴를 후회한다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또, 브렉시트를 찬성했던 정치인들도 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에 서명한 영국 국민은 4백만 명에 육박합니다.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는 데다 암울한 경제 전망까지 잇따르자, 탈퇴를 주장했던 정치인들이 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탈퇴 진영은 브렉시트 투표 전에 '이민자 차단'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과반 지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보리스 존슨/前 런던 시장 (탈퇴파) : 우리의 국경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투표에서 승리하자 유럽연합을 탈퇴한다고 실제로 이민자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탈퇴 진영은 매주 유럽연합에 내는 분담금 3억 5천만 파운드를 국내 복지에 쓸 수 있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뒤집었습니다.

탈퇴진영을 이끈 패라지 독립당 대표는 이 돈을 국민 건강에 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장할 수 없다며 공약 실수였다고 시인했습니다.

영국이 낸 분담금 가운데 상당액을 이미 농업보조금으로 돌려받고 있는 현실을, 고의든 아니든 숨긴 셈입니다.

탈퇴 진영이 허위 공약을 남발했다는 논란 속에 영국 현직 장관이 재투표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탈퇴 조건을 유럽연합과 협상한 뒤 다시 한 번 국민 심판을 받자는 겁니다.

[제러미 헌트/英 보건장관 : EU 탈퇴에 투표한 사람들도 우리가 EU를 떠나는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재투표문제를 오는 10월 출범하는 차기 정권의 정치적 결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 머리 맞댄 EU 정상들 "탈퇴서 내라"…英 압박

[최고운 기자 gow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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