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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 '무수단 대기권 재진입' 첫 인정… 최종 성공은 판단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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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대변인 기자간담회

세계일보

미국 국방부가 북한이 지난 22일 오전 발사한 여섯 번째 ‘무수단’(BM-25·화성-1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대기권 재진입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이번 미사일이 우주공간으로 솟아올랐다가 되돌아와 250마일(402.336㎞)을 비행한 것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전 시험 때보다 성능이 진전됐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재진입이 성공적이었느냐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다. “발사 실패에 따른 기술적 난관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우리 군 당국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무수단 발사 성공 여부와 관련해 “북한이 그런 정도(우주공간으로 쏘아올린 뒤 다시 대기권에 진입해 250마일을 비행한 것)를 의도했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으나 다섯 차례에 걸친 이전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북한의 실험이기 때문에 평가의 기준은 북한만이 알고 있고, 북한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의 무수단 발사 성공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한·미는 이번 무수단 발사에서 두 가지는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엔진 성능과 최대 고도 비행 가능성 검증이 그것이다. 북한이 과거 발사시험에서 드러난 엔진 연료계통과 자세제어 문제 등의 실패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데 한·미는 의견을 같이한다. 그 결과 엔진 성능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한·미가 모두 신중한 입장이다.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미사일이 외기권에 진입한 뒤 본체와 탄두가 정확히 분리되고, 탄두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6000∼7000도의 열과 충격을 견디며 일정한 비행속도를 유지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북한이 이번에 고도 1000㎞에서 낙하하는 탄두의 내열시험에 성공했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단지 직각에 가까운 고탄도로 발사해 1000㎞ 넘게 솟구쳐 올랐다가 400㎞를 비행했다는 것만으로 재진입 성공을 판단하기는 무리”라며 “더구나 이전 다섯 차례 시험은 모두 실패하지 않았나. 미국의 입장도 이번 발사를 과대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45도 각도로 쏴 대기권에 45도로 재진입해야만 성공이란 이름표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기권 재진입 시 마하 24 정도의 속도 유지도 관건이다.

현재 한·미는 무수단 미사일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바다에 떨어졌으나 이것이 온전한 탄두인지 아니면 파편인지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군 소식통은 “양국이 정밀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지만 동해 심해에 떨어진 미사일 탄두를 수거해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혀 이번 발사 성공 여부는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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