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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집트 수능' 유출파문 확산…학생ㆍ부모 "장관 퇴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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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집트 고교생 시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에서 국·공립대학 입학에 사용되는 국가 공인 시험 '싸나웨야 암마' 문제지 유출 사건의 여파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도심 교육부 청사 앞에서 고교생 수백명이 모여 교육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교육부가 시험 문제가 계속해서 페이스북에 유출돼 응용수학 등 일부 과목의 시험 날짜를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하자 이같이 항의한 것이다.

학생들은 엘힐라리 엘셰르비니 교육부 장관과 시험 담당 직원들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며 "당신들이 시험지를 유출했다" "얼마나 많은 학생의 꿈을 파괴했는지를 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은 또 현행의 시험 성적 평가 제도 변경을 촉구하면서 "시험 연기 결정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고교생 학부모들은 같은 날 카이로 시내에 있는 의회 앞에 집결해 비슷한 시위를 개최했다.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와 만수라, 탄타, 이스마일리아, 샤르키아 등에서도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교육부 장관 퇴진 요구 시위가 열렸다.

이에 이집트 경찰은 교육부 청사 앞에서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시위 진압 경찰이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을 뒤쫓는 장면도 나온다.

교육부 대변인 바시르 하산은 "교육부는 학생들 간 형평성을 맞추려고 예정된 시험을 취소해야 했다"며 "우리는 현재 국가 기관에 도전하려는 한 무리와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다수의 페이스북 계정 운영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교육부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시험 문제 유출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그를 현재 구금 상태서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체포에도 페이스북에는 지금도 시험 문제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응용수학은 물론 아랍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경제, 종교 과목의 문제 뿐아니라 모범 답안 등도 페이스북에 유출됐다.

싸나웨야 암마 시험 성적은 학생들이 이집트 주요 국공립대 입학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자료가 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은 시험 때가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력을 받는다고 알아흐람은 전했다.

올해에는 약 60만명의 고교생들이 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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