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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팩트체크] 원화 ↓ 엔화 ↑…극과극 환율 충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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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브렉시트로 인한 파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죠. 영국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환율이 크게 영향을 받긴 받았는데, 한쪽은 환율이 오르고, 우리 이야기입니다. 한쪽은 상당히 떨어지고,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왜 이렇게 된건지, 그 영향은 어떨 것인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간단하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환율 영향이 어느 정도였습니까 우선?

[기자]

지난 23일에서 25일까지,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에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면요, 일단 당연히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보시는 것처럼 한국 원화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반대로 일본 엔화의 가치는 거의 나홀로 올랐습니다. 이번 충격으로 유럽 지역이나 영국 연방 국가의 화폐가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이해가 되는데, 한국이 이만큼 떨어진 것,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나올 수가 있는 거죠.

[앵커]

사실 늘 저렇습니다. 일이 있으면 우리가 뚝뚝 떨어지니까요. 전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 알겠는데, 왜 유독 한국 원화 환율이 유럽 수준의 영향을 받는 것이냐, 일본이 오른 것은 나중에 이야기하더라도. 여기에 대해서 일단 의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그 나라의 화폐가치,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국제금융 면에 초점을 맞춰 간단히 설명 드리면은요, 사진을 보시는 것처럼 외국의 투자자들은 달러를 들고 어느 나라에 투자를 하면 수익을 많이 올릴지 쭉 물색을 합니다.

그러다가 "한국이 좋겠다" 하고 결정을 했다면은 우리나라 주식을 사거나 원화로 발행된 채권, 아니면 원화 자체를 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겠다는 사람이 전 세계에서 몰려서 한국에 달러가 국내로 많이 들어오게 되면은 원화는 귀한 몸이 돼서 가치가 올라가겠죠? 그러면은 이제 아주 조금의 원화만 가지고도 달러를 많이 바꿀 수가 있으니,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반대로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별로다"라고 해서 돈을, 달러를 도로 빼가게 되면 원화가치는 떨어지고 환율은 오르게 되는 거죠.

이번 브렉시트 이후에도 이렇게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팔고, 주식 팔고 하는 양이 유독 한국에서 많아지면서 원화가치가 급락, 환율이 급등한 겁니다.

[앵커]

최근에 나온 설명 중에 제일 쉽게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에도 무슨 일만 있으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아무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환율이 올랐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잖아요. 그러니까 한국 금융시장이 ATM이다. 현금자동지급기, 이런 자조적인 얘기까지도 많이 나왔는데 이런 얘기도 아무튼 이번에도 또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제 한국 금융시장이 충격에 유독 약한 건 부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한국은행에서는요, 일단 신흥국 중에서 싱가포르 정도를 빼고는 자본시장이 가장 많이 개방이 돼 있어서 경기가 좋을 때는 돈이 막 쏟아져 들어오지만 나쁘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고요.

또 이제 시장 규모에 비해서 이 구조, 외환시장 구조가 낙후돼 있다는 점 그리고또 이제 북한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있는 점을 취약한 이유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이런 요인까지 겹쳤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성태윤 교수/연세대 경제학부 :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영국계 자금이 꽤 들어와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대개 주식시장에서는 9~10% 정도 보통은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알고 있는 국제 금융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안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게 (지난) 금요일에도 반영이 되었다고 보이고요.]

[앵커]

우리나라에 영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그렇게 생각보다 많이 들어와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인들이 국적별로 우리나라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한번 따져보면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미국이 일단은 가장 많지만 영국이 그다음으로 가장 많습니다.

[앵커]

꽤 많군요.

[기자]

게다가 사고파는 투자량으로만 따지면 올 들어서 외국인 투자자 중에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영국의 자국 경제 상황이 불안해지니까 해외에 있는 돈을 회수해 가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한국 금융시장이 그중에서도 더 타격을 받게 됐던 겁니다.

[앵커]

그러면 그렇게 한국에서 뺀 돈을 일본에 투자 하면서 일본 엔화가치가 오른 걸까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게 짐작할 수 있는데 많은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 사실 그렇게 됐는지 그 돈이 그 돈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앵커]

하기는 뭐…

[기자]

그 돈을 미국에 투자했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그냥 쥐고 있을 수도 있는 거죠.

다만 확실한 건 여러 나라, 다른 여러 나라의 투자자들이 금에 투자를 하듯이 일본 엔화를 아주 안전한 자산으로 보고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일본 경제규모가 큰 것은 물론 알겠는데 일본 엔화가 그렇게 안정적인 자산인가요?

[기자]

금융투자자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규모는 어떤 나라의 경제사정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투자한 돈을 과연 내가 안전하게 다시 회수할 수 있겠느냐라는 것입니다.

일본은 미국 국채나 부동산 등 다른 나라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고요.

또 국가부채, 말씀하신 대로 국가 부채도 많은데 GDP대비 230%에 이릅니다. 하지만 채권의 대부분을 국민들이 사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해외로 빠져나갈 염려가 없는 거죠.

즉 여러 곳에 자산투자는 잘 해 놓은 한편 자기에게 돈 꿔준 빚쟁이들은 당장 돈 갚으라고 독촉할 일이 없으니까 밖에서 보기에는 이만큼 안전한 투자처도 없는 거죠.

[앵커]

일본을 우리가 사실 실상보다 훨씬 더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거 보면 정말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일본은 그동안에 아베 총리가 앞장서서 엔화 가치를 낮추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돈도 많이 풀고…엔화가치가 높아서 손해가 많기 때문에 그랬을 텐데 이번에 충격은 좀 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엔고 때문에 수출도 안 되고 내수경기도 살아나지 않는다고 해서 말씀하신 대로 지난 4년 동안 계속 돈을 풀어서 엔화 가치를 꽤 많이 끌어내렸죠.

그런데 이제 이번 브렉시트로 인해서 물거품이 됐다. 일본이 영국 이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보도가 일본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것도 좀 지켜보기는 해야 되죠. 계속해 주시죠.

[기자]

그렇다면 마찬가지 반대 논리로 한국은 원화가치가 떨어졌으니까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데 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동차, 철강 등 일부 업종만 해당하고 오히려 전세계가 지갑을 닫아버리면 전반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튼 브렉시트로 한국과 일본 경제가 서로의 약점을 다시 한 번 들추게 된 셈인데 누가 충격을 최소화하고 빨리 극복할 수 있을 것이냐 양국 정부가 아주 모두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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