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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골프] 톱랭커 잇따른 불참…112년만의 올림픽, 맥빠진 대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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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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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12년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온 골프가 복귀 첫 대회부터 모양새가 어그러질 위기에 놓였다. 톱랭커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세계랭킹 4위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 22일 공식 성명을 통해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그는 "나와 가족의 건강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짊어지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설 예정이던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출전할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 중 하나였다.

남자 골프의 전설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등이 만류하고 나섰지만 매킬로이는 공식 성명 이후 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매킬로이의 다음 순서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된 그래엄 맥도웰 역시 곧장 불참을 선언했다. 그 역시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브라질에 갈 수 없다"며 지카 바이러스를 직접적인 불참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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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데이(호주). /AFP=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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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그에 동조하는 의견을 보였다. 데이는 "매킬로이의 결정을 존중한다. 올림픽을 포기하는 것은 힘든 결정이지만 지카 바이러스는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데이는 정확히 불참의사를 전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가족이 최우선이다. 가족의 행복을 고려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골프 채널'등 현지 매체는 "데이 역시 사실상 불참 쪽으로 기울었다고 봐야한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 역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영광이지만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면 가지 않겠다"고 말해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랭킹 6위 리키 파울러(미국)와 9위 대니 윌렛(영국) 역시 아직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반쪽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까지 남자골프 세계랭킹 10위 이내의 선수 중 올림픽 출전이 확실한 것은 더스틴 존슨과 버바 왓슨(이상 미국), 헨릭 스텐손(스웨덴), 저스틴 로즈(영국) 4명 뿐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은 골프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선수들이 하나 둘 포기 의사를 전달했고, 이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킬로이와 데이의 불참 선언 이전에도 이미 많은 선수들이 개인 사정과 질병 우려 등을 이유로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루이 우스투이젠, 찰 슈워젤, 브렌든 그레이스 등 남아공 출신 톱랭커들이 줄줄이 포기를 선언했고 아담 스콧, 마크 레시먼(이상 호주), 비제이 싱(피지),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등도 공개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남자 골프보다도 더 큰 올림픽 애정을 보이던 여자 골프 역시 몇몇 톱랭커들의 불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랭킹 3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최근 부상으로 인해 휴식을 선언한 상태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은 물론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도 불참을 선언했다. 현재로서는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매우 낮아보인다.

박인비가 빠질 경우 차순위자가 되는 장하나(24·BC카드) 역시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장하나는 올 시즌 여러 구설에 휘말리면서 심리 치료를 받는 등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박인비의 포기로 넘겨받은 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권도 포기했다.

이밖에 세계랭킹 9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역시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예의주시하면서 출전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무려 112년만에 돌아왔지만 스타 플레이어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위기에 놓인 골프. 항간에는 골프가 다시 올림픽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매킬로이의 올림픽 불참을 만류했던 '전설' 플레이어는 SNS를 통해 "선수들의 기권이 계속된다면 나라도 나가겠다. 나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며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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