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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삼성의 6월 몰락, 이유 있었네...윤성환-안지만 이달 초 경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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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삼성의 윤성환(왼쪽)과 안지만이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실내연습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임창용, 오승환과 함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윤성환과 안지만은 3일 1군 훈련에 합류했다. 2016. 4. 3.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삼성은 지난 해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오르고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덜미를 잡혀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터진 주축 투수들의 해외원정도박 스캔들이 결정타였다. 가장 확실한 선발투수와 필승 셋업, 마무리 투수가 동시에 빠져나간 공백도 컸지만 팀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이 더 뼈아팠다.

삼성의 올 시즌 스타트는 더뎠다. 박석민과 야마이코 나바로 등 중심타자들과 마무리 임창용 등 팀을 떠난 전력 탓이기도 했지만 차우찬, 박한이 등을 비롯한 투타 핵심요원들이 줄줄이 부상의 덫에 걸리면서 그나마 남아있는 전력에도 커다란 손실을 입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삼성은 중위권에서 꿋꿋이 버텼는데 6월 들어 이상기류에 휘말렸다.

25일까지 6승16패를 기록했는데 승률 0.273은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다. 세 차례나 3연패를 당했고 4연패도 한 차례 경험했다. 성적이 급전직하하면서 삼성의 순위는 9위까지 내려 앉았다. 26일 kt의 막판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연패의 늪을 빠져나오면서 다시 8위로 올라섰지만 그것이 반등의 신호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은 23일 kt에 패하면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40패를 경험했는데 삼성의 패수(21패)는 1위 두산(20패)의 두 배가 넘는다.

이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은 팀의 버팀목 구실을 해줬던 에이스 윤성환이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채 3패만 떠안았다는 점이다. 윤성환이 6월들어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삼성은 모두 패했다. 윤성환은 5월까지 7승 1패로 승승장구했고 그가 선발 등판한 날 삼성은 8승(2패)을 거둬들였다. 5월말 부상에서 복귀한 안지만도 6월에는 제 자리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안지만은 후배 심창민에게 마무리 자리를 넘겨주고 셋업맨으로 뛰면서 1승 1세이브와 2홀드를 기록하고 있지만 동시에 1패와 두 차례의 블론세이브도 떠안았다.

마운드의 두 기둥이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한데 공교롭게도 둘이 부진에 빠진 시점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부터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은 26일 뒤늦게 공개됐다. 둘은 지난 해부터 마카오의 호텔 정킷방에서 거액의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사가 답보 상태에 머물자 시즌 개막 이후 뒤늦게 팀에 합류한 상태였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참고인 중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물밑으로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여전히 ‘참고인 중지’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두 선수에 대한 소환 조사가 진행됐다는 점은 사건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소환 조사 이후에도 수사는 큰 진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선수들에게는 심리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6월들어 갑작스런 부진에 빠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시즌 초반에는 사건의 파장이 가라앉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삼성 구단도 두 선수의 합류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고 윤성환과 안지만도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다시 보강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된만큼 두 선수가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런 부분이 성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부상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윤성환과 안지만이 부진을 털어내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고 향후 삼성의 반등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복귀 당시 윤성환과 안지만은 “팬 여러분들께 심려끼쳐 죄송하다. 야구에만 전념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짧게 입장을 정리했는데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면서 삼성의 ‘6월 몰락’에 원인을 제공한 모양새가 됐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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