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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음악 틀고 메시지 보내고…더 똑똑해진 'AI 홈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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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공룡들 새 격전지로 부상]

머니투데이

“집 안 공기가 찬데 거실온도 좀 올려줘. 수도가 고장났으니 30분 뒤 기술자에게 연락하고, 두 시간 뒤에는 마트에 가야 하니까 우버(차량공유서비스) 불러줘.”

인공지능(AI)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의 음성인식스피커 ‘에코’는 이용자의 쏟아지는 주문을 모두 알아듣고 척척 해결한다. 알렉사는 아마존이 미는 ‘개인 비서’서비스다.

듣고 싶은 음악의 제목을 말하면 알아서 재생하고 “덥다”고 말하면 눈치껏 에어컨도 켠다. 이처럼 AI 기술로 펼쳐질 이른바 ‘홈비서’시장이 글로벌 IT(정보기술)공룡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아마존 홈비서 확대일로=2014년 홈비서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아마존은 AI 기반 솔루션 ‘알렉사’를 주무기로 한 스피커 ‘에코’를 내놨다. 에코는 만능재주꾼이다. 이용자의 목소리를 알아들어 음악을 들려주고 음량을 조절하는 정도는 기본기에 해당한다. 에코는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닷컴에서 일용품도 주문한다.

도미노피자에서 원하는 피자를 주문할 수 있고, 일종의 콜택시 서비스도 제공하는 우버를 집으로 호출할 수도 있다. 에코의 서비스 영역은 점차 확대된다. 최근에는 뉴스와 스포츠 게임 결과 등을 알려주는 기능을 추가하며 미디어 시장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 따르면 에코는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400만대 가량 팔렸다. 이는 시장 예측보다 빠른 성장세다. 거실·주방 등에서 다른 업무를 하면서 쓸 수 있다는 편리함 등에 소비자들이 큰 호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품 에러율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 이에 자신감이 붙은 아마존은 이제껏 고급회원을 중심으로 제공해온 이 서비스를 일반 고객까지 확대키로 했다.

아마존은 이용자들의 더 많은 서비스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자 생태계 확장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은 에코 서비스를 다른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는 ‘알렉사 스킬 키트’를 외부 개발자들에게 공개했다. 알렉사 키트를 연동한 제품은 이달 기준으로 1000개를 넘어섰다.

◇구글·애플 “아마존 게 섯거라”=구글과 애플도 음성인식 기반 비서 서비스 경쟁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아마존의 에코를 연상케 한 AI 스피커 ‘구글홈’을 선보였다. 구글홈은 AI 비서 솔루션인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으로 작동한다.

구글홈은 이용자의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지식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발자회의 때 선다 피차이 구글 CEO(최고경영자)는 구글홈에게 특정 영화 감독의 이름을 묻자 감독이 지금까지 받은 상의 목록까지 열거해 주는 똑똑함을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식당 예약이나 스케줄 조회, 메시지 전송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IT전문가들은 구글홈이 앞으로 에코를 넘어선 그 이상의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보유량 측면에서 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구글이 막대한 데이터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활용해 구글홈세(勢)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올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6’ 행사에서 스마트홈 앱(애플리케이션)인 ‘홈’(Home)을 공개했다. 홈은 애플이 2014년 공개한 스마트홈 플랫폼 ‘홈키트’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홈은 집안의 기기들을 집 안팎에서 빠르고 간단하고 조정할 수 있게 돕는다. 예컨대 블라인드를 칠 시간을 미리 설정해 두면 이용자가 집 밖에 있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블라인드를 칠 수 있다.

애플은 홈을 애플TV와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등에 탑재해 시장 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앱을 공개하면서 애플은 그간 고수해온 폐쇄적인 개발정책도 ‘개방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WWDC 2016에서 애플은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에게도 애플의 AI 비서 서비스인 ‘시리’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AI 비서 기술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홈 비서 서비스는 앞으로 만날 자율주행자동차용 ‘차량 비서’, 스마트워크용 ‘업무용 비서’ 등에서 응용될 가능성이 충분해 기술진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4년 480억 달러에서 2019년 1115억 달러로 연평균 19.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2019년에는 전 세계 가구의 26%가 스마트홈 시스템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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