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 '그리즈만 2골' 프랑스, 아일랜드에 2-1 역전승… 8강 진출

개최국 프랑스가 아일랜드를 꺾고 유로2016 8강 진출에 성공했다. © AFP=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개최국 프랑스가 유로2016 8강에 올랐다. 그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앙투안 그리즈만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프랑스가 26일 오후(한국시각) 프랑스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유로2016 16강에서 2-1로 승리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일격을 허용했으나 후반 홀로 2골을 터뜨린 그리즈만의 활약을 앞세워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배경 지식 없이 두 팀의 이름만 보면 당연히 프랑스 쪽으로 기울어지는 매치업이었다. 개최국 프랑스는 2승1무 A조 1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했고 아일랜드는 E조 3위,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하지만 이탈리아, 벨기에, 스웨덴과 묶였던 조에서 살아남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차전에서 스웨덴과 1-1로 비긴 아일랜드는 2차전에서 벨기에에게 0-3으로 완패해서 16강 진출이 불투명했지만 3차전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조 3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여기에 '특별한 과거'로 인해 프랑스에게는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약 7년 전인 2009년, 아일랜드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린 플레이오프에서 프랑스에게 져서 땅을 쳤다. 억울한 패배였다. 연장전에서 나온 갈라스의 결승골 직전에 티에리 앙리가 명백한 핸드볼 파울을 범했는데 심판이 그냥 넘어갔다. 경기 후 당사자 앙리가 결코 기뻐하지 않은 채 자신의 반칙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으나 판정이 번복되진 않았다.

프랑스 입장에서는 '하필'이라는 단어가 나올 상대였다. 엎친 데 덮쳐 시작부터 꼬였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아일랜드의 공격수 롱이 프랑스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할 때 포그바가 반칙을 범해 PK가 선언됐다. 이를 브래디가 왼발로 강하게 차 넣으면서 아일랜드가 리드를 잡았다. 프랑스 입장에서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이미 단단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이탈리아를 잡아냈던 아일랜드는 당연한 듯 수비를 두껍게 한 채 안정된 운영을 펼쳤다. 기본적으로 자신들 진영에 많은 숫자를 배치했고 프랑스가 많이 전진했을 때는 박스 안에 7명까지도 포진시켰다. 프랑스로서는 어떻게 그 벽을 뚫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하려 했으나 45분 내내 원톱 지루는 고립됐을 뿐이다.

후반 초반까지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원맨쇼와 함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후반 12분, 그리즈만이 멋진 헤딩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중앙에서 파예가 오른쪽으로 측면으로 벌려준 것을 사냐가 정확한 크로스로 다시 중앙으로 투입했고 이를 그리즈만이 높이 솟구쳐 방향을 바꿔 놓는 헤딩 슈팅을 시도해 철옹성 같던 아일랜드의 골문을 열었다. 역전까지는 3분이 더 필요했을 뿐이다.

후반 15분 그리즈만이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것을 지루가 헤딩으로 떨궈놓았고 이를 그리즈만이 달려들어 왼발 슈팅, 아일랜드 오른쪽 골문 하단을 꿰뚫었다. 그리즈만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리즈만은 후반 20분 또 하나의 혁혁한 공을 세운다. 2선에서 빠져 들어가면서 지루의 패스를 받은 그리즈만은 빠른 드리블을 치고 가다 셰인 더피의 파울을 유도했다. 스피드에서 뒤진 더피가 그리즈만의 다리를 걸었고, 심판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일랜드 입장에서는 치명타였다.

8분 사이 2골과 함께 상대 선수 한 명을 필드 밖으로 쫓아낸 그리즈만의 원맨쇼 덕분에 스코어와 분위기 모두 확 바뀌었다. 아일랜드는 전의를 상실했고 프랑스는 오랜만에 프랑스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결국 경기는 2-1로 마무리됐고, 프랑스가 8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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