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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가족''식구'의 의미 퇴색…1인가구가 더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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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구 형태가 되었습니다. ‘가족’과 ‘식구’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요즘, 1인 가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최근 결혼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유까지 갖춘 1인 가구의 증가는 하나의 트렌드에 가깝습니다. 누구에게도 구속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의지와 함께 라이프스타일도 고급스러움을 지향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혼자 살아야 하는 1인 가구가 훨씬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취업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을 포기한 청년층 삶의 질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데요. 이들은 어떤 형태의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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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1인 가구는 주 4~5회 편의점을 방문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주)케이티와 함께 대한민국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2535세대의 소비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2016 청년세대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 조사: 1인 가구의 민 낯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대한민국 2535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이번 보고서는 △소비전반 △식료품 △생필품 △편의점 이용 △생활편의 O2O서비스 △문화·여가 △IT·통신 등 7개 분야의 소비 패턴과 주거 환경 및 가치관 등 2개 분야의 라이프스타일을 연령대와 가구수 별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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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편의점에 대한 의존도는 다인 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의 주요 구매처로 편의점을 선택한 비율은 20대 1인 가구(9.1%)와 30대 1인 가구(6.6%)가 20대 다인 가구(1.8%)와 30대 다인 가구(0.4%)를 훨씬 웃돌았다.

2535세대 1인 가구의 편의점 방문 빈도는 주 평균 4.5회로, 2535세대 다인 가구의 평균 방문 빈도 3.6회보다 높았다. 하루 평균 1회 이상 방문 비율 또한 20대 1인 가구(28.6%)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다인 가구(19.2%)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2535세대가 지난 한 달 이내 편의점에서 구입했다고 응답한 제품군 비율은 음료수가 72.9%로 가장 많았고, 컵라면과 같은 용기면(59%)과 스낵류(55.3%)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우유·요거트 등 유제품(48.%)이나 주먹밥(40.5%) 등 식료품이 가장 많이 구입한 제품군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청년 가구 층이 간단한 식사 해결 및 간식 구매를 위해 편의점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식료품 구입 상황 별 편의점 선호 비율에서 20대 1인 가구는 간식이 먹고 싶을 때 편의점을 선호(72.6%)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30대 1인 가구는 간편하게 식사하고 싶을 때(62.7%)를 가장 많이 꼽았다.

2535세대 1인 가구가 편의점에 의존하게 된 이유로는 사회생활로 인한 잦은 외식 습관 및 식료품이 필요할 때 소량 구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66%는 1주일에 2회 이상 외식을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4회 이상 외식을 하는 경우도 2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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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인 가구의 경우 8.9%만이 일주일에 4회 이상 외식을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1인 가구는 식료품을 필요할 때마다 소량 구입하는 경우가 51.9%로 가장 높았으며, 저렴하게 살 수 있을 때 구입하는 효율적 구매 행태는 21.1%로 다인 가구(28.8%)보다 낮았다.

이처럼 편의점이 1인 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며 관련 시장이 커지자, 업계에선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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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편의점 CU(씨유)는 지난해 1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업계 최초로 선보인 1리터 PB 생수의 경우 5배 넘게 성장하는 등 생수 평균 신장률 23%에 비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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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ml는 턱없이 부족하고, 2L는 혼자 마시기에는 다소 양이 많아 개봉 후 보존기간이 길어지는 점과 1인 가구들이 소유하고 있는 소용량 냉장고에 상품 규격을 맞춰, 상품 규격을 디자인하는 등 철저히 1인 가구 고객의 편의성을 확보한 것이 인기요인이라고 CU는 분석하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지출이나 요리 후 잔반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를 위해 ‘990원 시리즈’와 같이 소포장 야채 청과류와 혼자 먹기 적당한 양의 과일을 담은 믹스 과일 등도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성장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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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평소 소비성향이 높다는 이유로 화려한 소비를 즐길 것이라고 여겨지는 1인 가구는 실제 ‘화려한 소비’보다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인 가구가 주거지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격’으로 20대 1인 가구는 7점 만점에 5.94점, 30대 1인 가구는 5.81점으로 나타나 다른 조건보다 가격을 가장 고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스마트 디바이스를 적게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30대 1인 가구는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보유 수량(평균 0.46개)이 20대 1인 가구(평균 0.75개)보다도 적어 스마트 기기에 대한 욕심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WiFi 등 무선 인터넷 접속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접속 디바이스도 데스크탑 보다는 노트북 보유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1인 가구로 인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O2O 서비스 및 해외여행의 부문에서도 1인 가구보다는 30대 다인 가구에서의 소비가 더 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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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운 KT 인터넷사업담당 상무는 “이번 조사는 1인 가구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연령대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청년세대의 삶을 통해 미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특히 통신분야의 경우 WiFi 이용율이 높아짐에 따라 WiFi 공유기가 인터넷 가입 결정의 중요한 선택 요소로 고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송이 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1인 가구는 ‘화려한 소비’를 즐길 것이라는 주변의 인식과는 달리 가성비를 따지는 등 비교적 실용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미래 시장 예측에 도움이 되는 청년 세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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