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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日롯데 주총장… 모습 감춘 '신동빈' 침통한 '신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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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경영권 분쟁 이후 세번째 주총 신동빈 무난한 승리에도 '어두운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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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일본 도쿄 신주쿠구 롯데홀딩스 건물 앞에서 취재진을 뚫고 주총장으로 향하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박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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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구 롯데홀딩스 건물 앞은 한일 언론들과 삼엄한 경비 인력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이날 오전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건물로 들어가는 모든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오전 9시 주총이 시작되기 15분 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승합차를 타고 건물 앞에서 내려 몰려드는 취재진을 뚫고 '쪽문'으로 입장했다. 롯데홀딩스 측이 신 전 부회장에게는 내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영권 분쟁 이후 두 차례 열린 주총과 달리 이번 주총은 1시간이 넘게 상대적으로 길게 진행됐다. 비공개 주총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등 롯데홀딩스 측 현 이사진 7명과 비서진 그리고 신 전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1시간 남짓한 주총이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침통한 표정의 신 전 부회장이었다. 이번에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 측이 제안한 잉여금 배당건, 이사1인 선임의 건은 무난하게 통과된 반면 신 회장 등의 해임안을 제안한 신 전 부회장 측의 안건 4개는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긴장된 목소리로 "오늘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총에서 주주 제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롯데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의혹에 대해 어떠한 책임있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임시 주총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신 회장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주총이 끝난지 두 시간 여가 지난 뒤 자가용 렉서스를 타고 주총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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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대대적인 검찰수사를 비롯 민감한 상황을 의식해 신 회장의 공식적인 입장도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롯데그룹은 주총 직후 성명을 내고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 경영진이 이뤄낸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 측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한국 내 혼란에 대한 몇가지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 측은 "한국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계소되고 있는 상황으로 조사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사실 관계를 파악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적절한 시기가 오면 당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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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일본 도쿄 신주쿠구 롯데홀딩스 건물로 향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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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주총에서 표심이 이동할 것으로 기대된 종업원지주회는 여전히 신 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지분의 27.8%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10년차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의 지분으로,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아 왔다. 신 전 부회장은 향후 종업원지주회가 현 경영진의 영향력 하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향후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연내 임시 주총을 열어 다시 한 번 경영권 회복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끝까지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박진영 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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