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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독성해파리·이안류·갯고랑…해수욕장서 방심하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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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피서지 곳곳 위험 상존…작년 6∼8월 물놀이 사망 36명

연합뉴스

2011년 중문색달해변서 발견된 작은부레관해파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주요 해수욕장이 하나둘 문을 연다.

피서객들은 시원하고 달콤한 추억을 기대하지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독성 해파리 등 맹독성 바다 생물과 이안류, 갯고랑, 조류 등 피서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갖가지 위험 요소들이 많다.

◇ 독성 해파리·맹독 문어 '주의'

여름철 수온 상승에 따라 발생한 해파리가 조류를 타고 해수욕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피서객이 독성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25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2012년 216명, 2013년 255명, 2014년 118명, 지난해 11명이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다 해파리에 쏘여 치료를 받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3∼16일 제주시 연안에서 조업 중인 해녀가 맹독성 작은부레관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두 차례 발생했다.

작은부레관해파리가 제주 연안에서 발견된 것은 올해 들어 첫 사례다.

작은부레관해파리는 10㎝가량 크기의 작은 부레가 있어 이름 붙여졌다. 부레 아래에는 맹독성 파란색 촉수가 있다.

제주 연안에서는 2011∼2012년 여름 물놀이객 30여명이 작은부레관해파리에 쏘였다. 그 이후 3년간 피해가 없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제주 전역에 이 해파리가 퍼져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도 최근 들어 제주 연안에서 관찰되고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맹독성은 없지만 쏘이면 따끔한 통증이 있다. 심한 경우 순간적으로 마비 증세를 보인다.

지난 13∼19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는 모니터링 요원 100여명 중 절반이 이 해파리를 봤다고 답했다.

제주수산연구소는 이달 초 제주도 남쪽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량 밀집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소는 이 해파리가 바람을 타고 하루 2∼4㎞ 정도 속도로 서북쪽으로 올라오고 있어 다음 달 중순이나 8월 초 제주 남서쪽 해안에 다량으로 밀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중국 동쪽 연안 양쯔 강 등의 하천에서 담수가 흘러나오고 여기에 포함된 영양염들이 동중국해로 공급돼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초기 성장 과정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 됐다"며 "남획으로 천적생물도 거의 없어 해파리가 다량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주 바다에서는 아열대성 맹독 문어인 '파란고리문어류'에 물린 국내 첫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6월 10일 제주 북서부의 협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고둥과 게 등을 잡던 관광객이 맹독 문어에 물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관광객은 크기 5cm 정도의 작은 문어를 손바닥에 올려 아이들과 함께 구경하던 중에 가운뎃손가락을 물렸다.

이 문어는 크기는 작지만 복어류가 가진 독(테트로도톡신)을 지녔다.

해파리 등 맹독성 바다 생물에 쏘였을 땐 곧바로 물 밖으로 나와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쏘인 부위는 바닷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충분히 씻은 뒤 남아 있는 촉수는 핀셋 또는 카드로 제거하고 다시 씻는다. 촉수를 제거했으면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한다. 피부 발진이 있으면 카드로 촉수를 제거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 생명 위협하는 이안류·갯고랑·조류

해수욕장에는 뜻하지 않게 역파도인 이안류에 휩쓸리거나 깊은 고랑인 갯고랑에 빠지는 일이 있다. 튜브 등 물놀이 기구를 타다 조류에 떠밀리는 사고도 있다.

국민안전처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6∼8월 전국에서 발생한 물놀이 사망사고는 2013년 37명에서 2014년 24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36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파도 또는 급류로 인해 7명이 숨져 같은 해 전체 물놀이 사망사고의 20%가량을 차지했다.

지난 4일 오후 3시께 강릉시 주문진읍 소돌해변에서 이모(19·여)씨 등 3명이 고무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다 파도에 휩쓸렸다.

해경 대원과 연안 구조정이 제때 현장에 출동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이들은 힘이 빠져 튜브에 매달린 채 파도를 거슬러 연안으로 올 수 없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지난 7일 오후에는 30대 남성이 충남 태안군 원북면 구름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밀려든 바닷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태안 소원면 닭섬에서도 30대 여성 등 2명이 밀물로 빠져나오지 못해 고립된 후 구조됐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서해에서는 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즈음 밀물이 가장 높은 때) 시기에는 바닷물이 나가고 들어오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무작정 바다에 들어가면 사고를 당할 수 있다"며 "수시로 주변 환경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안으로 밀려오다가 갑자기 먼바다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역파도인 이안류로 인한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이안류는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고 짧은 시간에 발생해 소멸하기 때문에 예측도 어렵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큰 이유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올해 여름철 강원도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 실시간 이안류 감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1년 부산 해운대를 시작으로 2014년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지난해 제주 중문색달해변에도 시행하던 것을 확대했다.

해양조사원은 해양경비안전본부, 소방본부, 관할 지자체에 자체적으로 구축한 웹사이트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이안류 발생 위험도에 따라 '관심', '주의, '경계', '위험 등으로 나눠 정보를 제공한다.

제주에서는 지형적 이유로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는 갯골에 빠지는 사고 위험도 있다.

지난해 7월 27일 제주시 애월읍 곽지해변에서는 중·고등학생 21명이 갯골에 빠졌다. 이중 4명은 스스로 해안으로 빠져나왔고 17명은 허우적대다가 제주해경 대원에 구조됐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사장이나 갯벌에는 밀물과 썰물에 의한 갯골이 형성돼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는 곳이 있어서 물놀이할 때는 구명조끼를 반드시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설 이재현 이재림 정빛나 전지혜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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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제주해상서 발견된 노무라입깃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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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사고 주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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