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영국 EU 탈퇴시 영어 못하는 사람은 이민 못 갈 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영국 이민을 가지 못할 수도 있다.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관한 미래 전략을 발표하는 합동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존슨 전 시장과 고브 장관은 브렉시트를 주도하는 보수 정치인이다.

이날 연설에서 존슨 전 시장과 고브 장관은 영국의 이민 정책을 호주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고 직업 관련 기술이 없는 사람을 이민자로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호주 정부는 나이와 직업, 영어 구사 능력, 경력과 교육 수준 등을 바탕으로 일정한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만 이민 비자를 발급한다.

존슨 전 시장과 고브 장관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EU 국적민이 영국에 들어와 일할 수 있는 권리 역시 자동으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영국에 몰린 EU 국적 이민자 숫자가 줄어든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현재 EU 국적자는 모든 회원국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거주하며 일할 권리가 있다.

이민 제한 정책은 영국에 들어온 EU 국적민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EU 회원국 출신 순이민자 수는 2014년 대비 1만 명이 늘어난 18만4000명이었다. 영국으로 들어온 EU 회원국 국민이 영국에서 나간 EU 시민보다 18만4000명 많았다는 뜻이다.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영국 순이민자 숫자는 33만 명으로 집계돼 역대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존슨 전 시장과 고브 장관은 영국이 EU에 잔류하면 이민자 규모가 계속 증가할 거라고 주장했다. EU 회원국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와 실업을 피해 영국 이민을 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늘어나는 이민자 규모가) 공공 서비스 정책에 특히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들은 현지 매체 선데이타임스에 서한을 보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이민 정책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캐머런 총리가 영국 이민자 숫자를 10만 명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는 오는 23일에 진행된다.

한편 일간 가디언이 지난달 31일 여론조사기관 ICM과 함께 유권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및 전화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각각 52%와 48%를 기록했다. EU에 남아야 한다는 응답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가디언의 온라인 및 전화 설문조사 모두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캐머런 총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사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캐머런 총리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jhk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