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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축구] 신태용호 아닌 슈틸리케호, 이유를 입증해야할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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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손흥민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스포티스무센터(sportismuscenter)에서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내달 1일 스페인, 5일 체코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6.5.31/뉴스1 © News1(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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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다가오는 여름 리우에서 펼쳐질 올림픽에 참가할 U-23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은 아직 '와일드카드'를 발표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때 와일드카드도 공개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3장 중 한 장이 손흥민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손흥민이 신태용호의 조커로 합류한다는 것이 공개된 것은 지난 3월14일,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입을 통해서였다.

2016년 첫 번째 A매치였던 3월24일 레바논전과 3월27일 태국전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신태용 감독이 리우 올림픽에서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쓰고자 한다. 의지가 확고하다. 때문에 A팀도 협조하기로 했다. 3월 A매치 기간에 손흥민을 차출하지 않는 대신 올림픽 본선 때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는 것을 협조해달라고 토트넘 구단에 공문을 보냈다"면서 손흥민의 와일드카드를 기정사실화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A대표팀과 올림픽팀 사이에는 좋은 협력관계가 구축돼 있다. 신태용 감독과 나는 항상 돕고 있다"면서 "권창훈도 A대표팀의 핵심이다. 하지만 올림픽대표팀이 브라질에서 좋은 성적 거두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하기에 권창훈도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A팀 감독과 올림픽팀 수장이 선수 선발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일이 왕왕 있었다.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공조는 꽤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배경이 좀 차이가 있다. 올림픽팀 신태용 감독은 A대표팀 수석코치이기도 하다.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6월에 내려진 결정이 또 의외다.

슈틸리케호와 신태용호는 6월초 동시에 출항한다. A대표팀은 1일 스페인전과 5일 체코전 등 두 차례 유럽 평가전을 갖는다. 올림픽대표팀은 2일부터 6일까지 국내에서 4개국 친선경기를 진행한다. 두 팀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일정이다. 지금껏 주로 아시아권 국가들과 상대해 결과가 폄하됐던 슈틸리케호는 '현주소'를 파악할 기회다.

비중으로 따지만 신태용호가 더 크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최종 엔트리를 결정해야한다. 때문에 손흥민이 6월 일정을 슈틸리케호가 아닌 신태용호에서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손흥민조차 프리미어리그를 마치고 귀국한 뒤 "나도 어떤 팀에 들어갈지 궁금했다"고 전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은 양보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섭섭할 일이나 그만큼 유럽 원정 2연전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은 지난 10년간 가장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팀이다. 한국 축구의 수준을 제대로 평가하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전하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의 선수들이 합류해야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전망이 어둡다. 기성용도 그때 군사훈련을 받아야한다고 하더라"며 우려감을 드러낸 바 있다.

기성용의 군사훈련이 연기되며 중심을 잡아주게 된 것은 다행이나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고민이었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자칫 유럽 2연전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적잖은 타격이라는 것을 슈틸리케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23일부터 일부 유럽파들이 파주NFC에 모여 '자발적 훈련'을 진행한 것은 어느 정도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이 전달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손흥민을 신태용호에 양보하지 않고 그대로 품은 것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평가전을 바라보는 자세를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3월 A매치 때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6월 일정까지 건너뛰고 9월 최종예선에 가세하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도 부담이었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스페인전 출격이 확실시된다. 왜 손흥민이 신태용호가 아닌 슈틸리케호에 탑승했는지,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야한다. 자칫 양보한 것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면 모양새가 여러모로 좋지 않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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