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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생산·사무직 급여 20% 삭감…대우조선 '벼랑 끝 자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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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에 2조원대 추가로 제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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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의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대우조선이 주채권은행에 제출할 자구안 규모가 업계 최대인 4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여기에는 직원급여 삭감과 무급휴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종료되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도 변수로 남아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최악의 위기까지 가정해 경영 상황별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 규모를 측정하고, 이에 따른 해당 회사의 재무상태를 점검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분석방법이다. 그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강도가 달라지는 만큼 대우조선으로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측은 31일 “삼정KPMG가 대우조선을 상대로 5월 초부터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이번 주로 종료돼 다음주 중이면 그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대우조선이 제출한 자구방안이 충분한지 살피고 보완한 뒤 6월 중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대우조선 자구안에서 제시한 유동성 규모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최악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에 충분치 못하다고 판단되면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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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채권자들이 입장에 앞서 본인확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위기에 대비한 대우조선의 재무 건전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 선박 및 특수선, 건설 및 해양 플랜트, 해외자원 개발과 풍력발전, 해상 화물운송 등 다양한 업종을 영위하는 대형 조선사의 지위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와 같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가 제살 깎아먹기식 각축을 벌여서는 중국 업체들을 당해낼 수 없는 만큼 이 기회에 대우조선이라도 중소형 특수 조선사로 변신해 경쟁 강도를 낮추고 공멸을 피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반해 대우조선이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과 컨테이너선 등 상선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만큼 업황 개선까지 버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채권단의 4조원대 지원이 결정될 당시 1조8500억원 수준의 자구안을 제출한 데 이어 조만간 2조여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최종적으로 건넬 계획이다. 이 방안에는 임원뿐만 아니라 생산·사무직 직원의 급여를 10∼20% 삭감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측이 임금 삭감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한 달간 무급휴가를 시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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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은 앞선 자구안에서 2019년까지 2300여명을 감축해 전체 인원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추가로 제출할 안에는 관련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1차 자구안에서 매각 대상에 들지 않았던 자회사들의 정리계획도 포함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서울 본사를 경남 거제의 옥포조선소로 옮기는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방산부문 특수선 사업부를 자회사로 전환한 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역시 담길 것이 유력시된다. 다만 방산용 도크(선박 건조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인력도 그때마다 충당되는 형편인 만큼 이 방안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검토가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과 함께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도 5월 중으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완료된다. 역시 결과는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에 내주쯤 전달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구조조정 방향을 넘겨받아 검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매각에 실패한 SPP조선은 채권단 주도 아래 인력의 35%인 200명을 줄여 재매각이 추진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6월 중 자구안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을 두고는 채권단 내부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빗발쳐 확정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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