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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기난민 또 가슴아픈 익사…쿠르디 아빠 "변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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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 품에서 자는 듯 숨진 아기사진에 대중 눈시울

쿠르디 비극 진행형…"동정여론에도 현실은 바뀌지 않아"

연합뉴스

독일의 한 항구의 그래피티 속 쿠르디의 모습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작년 9월 터키 해변에서 엎드려 잠자는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세 살짜리 시리아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을 울렸고 난민 위기의 참상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러나 해가 바뀌도록 난민 위기가 해결되기는커녕 더 복잡하게 꼬여가는 가운데 쿠르디를 연상시키는 익사한 난민 아기의 비극적인 사진이 또 한 차례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난민 비극의 상징이 된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아들의 죽음 직후 일었던 동정 여론에도 현실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압둘라는 이탈리아 신문 라 레푸블리카에 "한동안 아일란의 사진이 서방의 여론과 정치인들의 태도에 영향을 주는 데 성공한 듯했다"며 "아들의 이름을 딴 학교와 캠페인이 있었고 우리 가족이 잊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더 많은 보트 조난 소식과 발칸 국가들의 장벽 건설은 감정적인 첫 반응 뒤에 실제 현실에서는 바뀐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비통해했다.

전쟁을 피해 시리아 코바니에서 탈출한 쿠르디 가족은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다가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압둘라를 빼고 아내 레한과 아들 갈립·아일란 형제가 모두 숨졌다.

이후 쿠르디 가족의 밀입국을 알선한 조직에 압둘라가 관련돼 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압둘라는 "대체 어떤 알선업자가 자기 가족을 고무보트에 태워 보내겠느냐"며 "그들은 모터보트에 안전하게 가족을 태워 보낼 돈이 충분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여전히 유럽행을 간절히 희망하는 난민들을 노린 밀입국 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의 국경 통제에도 더 위험한 항로를 택해 더 열악한 환경에서 유럽행을 시도하는 난민들이 지중해로 밀려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죽음의 바다'가 된 지중해의 참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사진이 공개됐다.

지중해 난민 구조에 나선 독일 구호단체 '시워치'는 유럽 당국에 난민들의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도록 촉구하고자 익사한 아기 난민의 사진을 배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영국 미러 등이 보도했다.

이 사진 속에서 돌도 지나지 않았음 직한 아기는 잠을 자는 듯이 평온한 얼굴로 구조대원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다.

이 아기는 리비아에서 출발한 나무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숨진 45명 중 하나다.

자신의 이름을 '마르틴'이라고만 공개한 이 구조대원은 로이터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아기가 인형처럼 양팔을 뻗은 채 물에 빠진 모습을 보고 건져 올려 마치 아이가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조심스레 팔에 안았다"고 말했다.

아이 셋의 아버지로 음악치료사인 마르틴은 "햇빛이 밝고 다정하지만 움직임이 없는 아기의 두 눈을 비췄다"며 "나 자신을 위로하려 노래를 불렀다. 불과 6시간 전만 해도 이 아이는 살아 있었다"고 애통해 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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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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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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