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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쳐다본다” 흉기 위협하고 쇠봉들고 거리 배회…신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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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사진.(남부경찰서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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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동안 부산지역에서는 술에 취해 흉기를 들고 시민을 위협하거나 철제로 된 옷걸이 봉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주취자를 보고 놀란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다행히 부상당한 피해자는 없었지만 가뜩이나 '묻지마' 범죄로 예민해진 시민들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제보 글을 올리면서 이들은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하루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9일 오후 4시 8분께 부산 남구 용당동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는 A 씨(65)가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시민을 위협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술에 취한 A씨는 버스 정류장 인근에 서있던 B 씨(27)와 몇 차례 눈을 마주치자 욕설을 내뱉으며 흉기를 꺼내 B씨에게 다가갔다.

놀란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특수협박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하지만 A씨는 소지하고 있던 흉기만 압수당한 채 이날 오후 풀려났고 이 사실을 접한 피해자 B씨는 불편한 기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는 "직접적인 피해를 겪지는 않았지만 이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봐 경찰 진술조사에 협조했다"며 "하루만에 풀려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놀랬다"고 말했다.

"진술을 하기 위해 방문했을 당시 피의자가 같은 장소에 있었고 심지어 '신고하신 분이 맞느냐' 고 물어봤다"며 "내 얼굴을 기억할텐데 보복을 당할 우려도 있다는 생각에 그 당시 굉장히 당혹스럽고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사람을 향해 휘두른게 아니고 단순히 가방에서 흉기를 꺼냈다가 넣었다가 하면서 반복한 것으로 파악돼 구속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거지도 명확하지 않고 폭행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도 A씨를 섣불리 풀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하루 전날인 지난 28일 오후 10시 40분에는 부산 동래구 안락동의 한 골목길에서 "아주머니가 카페로 들어왔는데 모르는 남자가 쇠파이프를 들고 아주머니를 따라다닌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수소문한 끝에 C씨(39)를 붙잡았다.

경찰은 C씨가 자신의 집에서 가지고 나온 가벼운 철제 옷걸이 봉을 들고 주거지 주변을 5~10여분간 배회하다 이를 목격한 60대 아주머니가 놀라 인근 카페로 뛰어들어가면서 신고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SNS 상에서는 관련 신고내용을 토대로 한 제보글이 올라왔고 시민들은 '조심해야겠다', '무서워서 어찌다니겠냐'는 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경찰은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C씨의 병력을 확인하고 지자체와 연계된 병원에 입원치료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박준휘 한국형사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주취자들의 경우 단순 사건으로 볼 때는 금방 풀려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제까지 연루된 다른 범죄는 없었는지 보다 심층적으로 수사하고 처벌규정을 강화해 사회적 격리와 치료를 동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의 신고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며 "주취자 폭력 사건 전담팀을 활용하고 신고를 접수받은 용의자를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억제력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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