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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음주차에 치이고 다치는 단속 경찰, 통계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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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청 "경미한 부상은 보고 안돼"

뉴스1

지난 27일 경북 김천경찰서 소속 故 정기화 경감의 장례식이 엄수되고 있다. 정 경감은 지난 19일 밤 음주운전 단속 도중 도주차량에 치여 숨졌다./사진제공=경북경찰청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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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지난 27일 음주운전 단속 근무 도중 도주차량에 치여 숨진 경북 김천경찰서 소속 고(故) 정기화 경감의 영결식이 지난 27일 김천경찰서장장(葬)으로 치러졌다.

정 경감은 지난 19일 오후 11시30분쯤 김천시 평화동 역전파출소 앞길에서 음주운전 단속 근무 중 도주차에 치여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25일 오전 숨졌다.

사고 다음날 경찰에 붙잡힌 사고운전자(33)는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알콜농도 0.063%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 소속 이모 경위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44분쯤 수성구 팔현길 인터불고호텔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 도중 이모씨(42)의 차에 받혀 팔과 다리를 부상당했다.

사고를 낸 이씨는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콜농도 0.144%의 만취상태였다.

#지난 2월16일 경북 구미시 사곡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 중이던 이모 순경은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차에 치여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음주운전 단속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이 안전을 위협받고 있지만 사고를 당한 경찰관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 조차 없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자료를 따로 정리해봐야겠지만, 일선 경찰서에서 경미한 부상 등은 보고를 하지 않아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들에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침을 수시로 전달하고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정은 경북경찰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A경위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어디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자비로 치료를 하더라도 보고를 다 한다"고 주장했다.

B경장도 "업무 도중 부상을 입어 자비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보고를 한다"고 했다.

단속 경찰에 대한 사고보고서와 통계는 현장 요원들의 안전사고 예방이나 안전 개선 대책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인데도 지방경찰청이 통계자료 조차 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지방청 관계자는 "본청(경찰청)의 계획은 잘 모르겠지만, 지방청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경위는 "누군가 날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일하는 현장 경찰관은 1명도 없을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일하다 다치는 동료를 볼 때 마다 마음이 무겁고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daegu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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