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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 '직지대모 '박병선 / 문화재는 돌아왔고, 그녀는 떠났다
#1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된 ‘직지심체요절’은
쿠텐베르크 42행 성서(1455년)보다 78년이나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
#2
프랑스 국립도서관 서고에서 잠자던
‘직지심체요절’을 깨운 사람은
박병선(1929~2011) 박사
사진설명/ 2007년
#3
프랑스 국립도서관 보조원으로 근무하던 1967년,
그는 ‘세계 도서의 해’ 기념 도서전시회에 내놓을 한국 작품을 찾고 있었다
사진설명/ 1975년
#4
도서관 내 동양문헌실에서 발견한 작은 책(가로 17cm, 세로24.6cm)
맨 뒷장에는 누군가가 프랑스어로 써 놓은 메모가 있었다
‘1377년 금속으로 찍은 활자본’
사진설명/ 직지심체요절
#5
“이 사실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
하지만 그는 반가움과 함께 두려움이 앞섰다
사진설명/ 1975년
#6
고증을 위해
일본, 중국 등의 자료를 공부하고
흙, 나무, 금속 등으로 활자를 만드는 작업을 홀로 해나갔던 박병선
활자를 부엌 오븐으로 굽다가 여러 차례 불이 나기도 했는데..
#7
3년간의 고된 고증 끝에
1972년 5월 29일, 그는 파리 국제 도서전에서
‘직지심체요절’을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받는다
사진설명/ 직지심체요절
#8
1955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던 박병선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귀국을 강요받자
프랑스로 귀화한 뒤 늘 동포들에게 미안해했다
사진설명/ 동백림 사건 공판 모습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유학생과 교민 200여명이 동베를린(동백림)을 거점으로 대남 적화활동을 했다는 사건, 2006년 1월 '정치적 목적을 지닌 과대 포장 사건'으로 규정됐다
#9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한 도서를 한번 찾아보라”
그래서인지 그의 마음 속에는
서울대 사회생활학과(역사학과) 시절 스승인
고 이병도 박사(1896~1989)의 당부가 항상 맴돌았다
사진설명/ 사학자 이병도 박사
#10
‘병인양요 때 가져온 도서는 모두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했다’
모리스 쿠랑의 '조선서지' 기록을 단서로
3000만권이 넘는 도서관의 책들을 일일히 확인해 갔던 박병선
사진설명/ '조선서지'
#11
20여년 만인 1978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베르사유에서 별관에서
푸른 천이 씌워진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했다
#12
“책을 펼쳤는데 먹 향이 코로 가득 들어오며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13
‘외규장각 의궤’의 존재를 한국학계에 알린 것이 빌미가 돼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직에서 권고사직당했지만 그는 프랑스에 남았다
“자료가 프랑스에 많아 한국에 올 수 없다”
사진설명/ 2012년 4월 10일, 일반인에게 첫 공개된 외규장각 의궤
#14
외규장각 도서가 145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도 앞장섰다
"제가 죽어도, 대여란 말이 붙어있는 한 속이 끓을 거예요.
하지만 반환이라면 얼마나 기쁘겠어요?"
사진설명/ 2011년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대회
#15
우리 문화유산 연구와 문헌 발굴에 한 몸을 바친 그
“후회요? 없어요…. 50년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갔네요.”
사진설명/ 2007년 1월 5일,
#16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란 책의 속편을 완성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직지대모'는 2011년 프랑스에서 눈을 감는다. 그는 조국의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사진설명/ 2011년 11월 24일,
취재.구성 이하경, 임서영 / 디자인 주보경ⓒ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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