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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꽃·채소도 스트레스 받는다…사람접촉·주변환경에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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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대학 연구팀…보호본능·환경이용 위한 시스템 가져

연합뉴스

[출처: 서호주대학 홈페이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꽃과 채소 등 식물들이 물방울이 떨어지거나 사람들이 건드리는 것과 같은 간단한 행동에도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퍼스의 서호주대학(UWA) 연구팀은 28일 저명 학술지 '식물생리학'(Plant physiology')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누군가 건드리거나 쓰다듬을 때 식물은 이를 잘 인식하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기를 보호하려고 준비하는 것이거나 환경의 변화를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진은 식물에 물이 뿌려질 경우 수 분 안에 극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30분 후에는 멈추는 것을 발견했다.

호기심을 가진 연구진이 잎을 부드럽게 쓰다듬거나 핀셋으로 건드렸을 때, 또 빛의 공급을 제한하고자 그늘로 드리웠을 때도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책임연구자인 올리비에 반 애컨 박사는 "식물들은 동물들과 달리 불리한 조건에도 달아날 수 없는 만큼 처한 환경에 맞서 복잡한 스트레스 대처시스템을 작동, 적절히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 애컨 박사는 빗방울이 떨어져도, 바람이 불어와도, 곤충이 잎 위에서 움직여도 식물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보통 식물들이 외부의 누군가 건드려도 이를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지만 연구 결과는 식물들은 사실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식물의 반응을 유발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 이를 지지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반 애컨 박사는 "주변 식물들과의 상호작용과 관련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꽃을 함부로 다루거나 밟을 때, 스치고 지나갈 때조차 보기와는 달리 꽃들은 이를 잘 알고 있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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