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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걸핏하면 사기·성매매·음주운전…연예계 '둑'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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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슬쩍' 복귀 반복…전문가들 "쉽게 돌아오는 풍토 고쳐야"

뉴스1

슈퍼주니어 강인./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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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김이현 인턴기자 = 음주운전 두 건, 폭행 한 건 그리고 예비군 무단 불참으로 인한 경찰 조사. 이는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씨(31·본명 김영운)가 연루된 사건사고 기록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래희망 중 하나인 연예인들의 사건사고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연예인들을 롤모델로 삼은 청소년에게 이들의 사건사고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좀 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기'·'성매매'·'음주운전'…반복되는 연예계 사건사고

올해 상반기 연예계에서 가장 많았던 사건사고는 단연 '사기'였다.

지난 2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햄버거'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배우 박효준씨(36)가 수천만원대의 외상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고소당했다. 드라마 '야인시대', '영웅시대' 등으로 알려진 배우 나한일씨(62)도 같은 달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영화 '강남1970', 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등에 출연한 배우 정호빈씨(46)도 3월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가수·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영남씨(71)는 16일 그림 대작(代作) 논란에 휩싸였다. 한 무명화가 A씨는 조영남의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려줬다고 제보했고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이 중 10점이 실제로 판매된 사실을 확인했다.

'성(性)'관련 사건도 뺄 수 없다. 지난 3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자 연예인을 동원한 원정 성매매 사건을 적발, 연예기획사 대표 강모씨(41)와 직원 박모씨(34)를 구속했다. 또 개그맨 유상무씨(36)는 18일 성폭행 관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음주운전도 연예계 단골 사건사고다. 지난 4월20일 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앞 삼거리에서 술에 취해 포르셰 차량을 운전하다 보행신호기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뒤 차량을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은 방송인 이창명씨(46)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강인씨도 24일 오전 2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편의점 앞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모르쇠'부터 "몰랐다"까지…사건사고에 대한 반성 없어

이창명씨는 사고를 낸 후 차를 두고 현장을 떠났다. 이후 경찰관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모르는 차량이다. 후배가 운전을 한 것 같다"며 끊은 뒤 잠적했다. 이후 20시간 만에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이씨는 "술은 못 먹는다"며 음주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사고 후 시간이 오래 지나 당시 음주측정기로는 음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해 이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148%로 추정했다. 경찰은 최근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인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경계석을 받은 것으로 생각해 떠났다"고 진술했다. 다만 강인은 지난 2009년 10월에도 리스한 외제차를 몰던 중 정차해 있던 택시 2대를 들이받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 물의를 빚었고, 최근 토크쇼에 출연해 반성의 모습을 보이며 재기를 알렸던 만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슈퍼주니어 팬클럽 일부에서는 강인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유상무씨는 성폭행 혐의가 보도된 직후 한 언론을 통해 "여자친구가 만취해 벌어진 술자리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으나 이후 신고자가 신고를 번복하고, '진짜 여자친구'임을 주장하는 인물이 새로 나타나면서 논란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자숙 후 쉽게 돌아오는 업계 풍토 고쳐야"

전문가들은 연예인들과 관련된 사건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예인들이 자숙 뒤 '은근슬쩍' 복귀하는 방송계 관행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문제를 일으키면 지탄을 받지만 약간 자숙하다 (케이블처럼) 돌아와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경각심이 사라져 사고가 반복적으로 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불이익을 가해야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며 "물의를 저지른 사람을 쉽게 돌아오게 하는 업계 풍토를 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연예인 모두의 일반화된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연예인이 사람을 만나거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아 술에 의존하게 되고 그게 음주운전으로 이어지면서 연예인 특성상 음주운전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연예인들이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데 대해 문화평론가 진종훈 교수는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비가 없었기 때문에 공인으로서 지켜야 될 본분에 대해서 망각하고 잊어버리게 된 것"이라며 "본인이 스타가 되고 영향력이 커지면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재근씨도 "한국은 서구보다 큰, 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외국 나가서 활동을 많이 하고 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적인 기준에 맞춰서 조심을 더 많이 해야한다"며 "방송국이나 기획사 등에서 시청률이나 상업적인 부분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 등에도 더 많이 신경을 쓰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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