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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18개월간 5000만명이 본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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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민 '곡성'으로 또 흥행 홈런

코미디, 비극, 악역 모두 소화… '한국의 로버트 드 니로' 평가도

"일할 때 제일 재밌고 행복해"

배우 황정민(46)이 지난 18개월 동안 극장에서 5000만 관객을 모았다.

황정민은 2014년 12월 영화 '국제시장'(1426만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베테랑'(1341만명) '히말라야'(775만명), 올해 '검사외전'(970만명)과 현재 상영 중인 '곡성'까지 출연작 5편이 모두 히트했다. 오달수가 '천만 조연'이라면 황정민은 '천만 주연'이라 불릴 만하다. 누구보다 더 자주, 더 멀리 '흥행 홈런'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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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곡성’에서 무속인 일광(황정민). 마을에 기이한 사건이 이어지자 해결사로 등장한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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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원·황정민·천우희 등이 주연한 스릴러 '곡성'은 살인 사건이 이어지면서 기이한 소문에 휩쓸리게 되는 사람들 이야기다. 26일까지 504만명이 관람하며 순항하고 있다. 황정민이 '국제시장'부터 '곡성'까지 18개월간 영화 5편으로 모은 총관객은 5016만명. 국민 모두가 스크린으로 이 배우를 한 번씩 만난 셈이다.

잦은 영화 출연으로 이미지가 소비된다는 점에서 좀 불가사의한 일이다. 황정민은 다작(多作)을 하면서도 매번 전작을 말끔히 잊게 하는 신선함을 보여주고 흥행 성적까지 거두고 있다. 영화 평론가 강유정은 "다양한 역할을 흡수하되 그만의 개성을 잃지 않는 매우 특별한 재능이 있다"며 "코미디부터 비극, 악역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국의 로버트 드 니로 같은 배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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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은 '추격자'(2008) '황해'(2010)의 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무속인 일광(황정민)은 올백 머리를 하고 파란 슈트를 입고 등장하면서부터 관객을 사로잡는다. 15분 롱테이크로 촬영한 굿 장면도 강렬하다.

황정민은 "대사가 몇 마디 없는데도 굉장히 함축적인 시나리오에 끌렸다"면서 "마치 잘 짜인 시 같았다"고 했다. 이 배우는 지나간 인물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고생하며 '히말라야'에 올랐지만 하산하고 나면 까맣게 잊는 게 황정민의 작업 방식이다. "매번 작품 시작할 때마다 한숨을 쉬며 '이걸 어떻게 하나' 하지만, 촬영 끝날 때까지 그 에너지를 유지하고 관객에게 정직하게 그 인물을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빠져나오는 건 쉬워요. 지겹게 미친 듯이 몰두하다 보니까 끝나면 정나미가 떨어져서 훅 빠지는 겁니다."

그는 현재 류승완 감독과 영화 '군함도'를 촬영 중이고 하반기에는 '아수라'가 개봉할 예정이다. 왜 다작을 할까. 황정민은 "인물 창조는 고통스럽지만 내가 배우로서 살아 숨 쉬는 걸 그 순간에 느낀다"며 "소처럼 일할 때가 제일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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