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단독]올해 세계 선박 발주 1000척 이하, 집계 후 '최악'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9년 980척 이후 첫 1000척 이하… 금융위기 직후 2009년에 비해도 70% 불과]

머니투데이

올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수주량)이 900여척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선박 수주량 집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영국 클락슨이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두번째로 1000척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27일 클락슨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은 1999년 980척을 기록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1000척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올초부터 지난 4월까지 4개월간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114척, 38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머물렀다.

CGT는 가치환산톤수로, 각 선박마다 부가가치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선종별로 총톤수(GT)에 일정계수를 곱해 산출하는 수치다. 예를 들어 일반 선종인 벌크선과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선은 같은 무게여도 가치가 다르다.

올해 4월말까지 수주 실적인 389만CGT, 114척은 전년 동기의 473척, 1047만CGT 대비 3분의1 수준이다. 올해 4월말까지 중국이 192만CGT(59척)를 수주하며 점유율 49.3%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20만CGT(9척, 5.1%) 수주에 그쳤다. 일본은 18만CGT(8척, 4.6%)를 수주했다.

올해 4월말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배를 선종별로 보면 벌크선 34척, 유조선 28척, LPG선 3척, 크루즈선 12척, 여객선(카페리) 14척, 기타 23척이다. 벌크선(곡물·광물 등을 나르는 일반 화물선)은 중국이 자국 발주로 물량을 대폭 늘려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없어진 분야다. 올해 발주된 벌크선 34척 가운데 30척을 중국 조선소가 싹쓸이했다. 중국 정부는 브라질 발레 철광석 수입용으로 40만DWT급 벌크선 30척(3월 20척, 4월 10척)을 발주했었다.

올해 연간 발주 예상치는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후인 2009년(1305척, 1773만CGT)과 비교해도 70%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3337척, 5549만CGT에서 2009년 1305척, 1773만CGT로 급감했었다. 금융위기로 선박 발주가 급감하자 국내 조선업체들은 금융위기 이전의 매출과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해양플랜트로 눈을 돌리고 저가 수주를 시작했지만 당시의 수주 상황도 지난해와 올해 보다는 훨씬 나은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9년 당시는 금융위기로 발주량이 확 줄어들긴 했지만 직전 호황기(2004~2008년) 때 확보해 둔 수주잔량이 풍부해 수주절벽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지금은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주량의 역사적인 최저치는 1996년(1195척, 1667만CGT), 1998년(1027척, 1645만CGT), 1999년(980척, 1792만CGT)이다. 1990년대는 전세계 경제규모와 이에 따른 선박 발주량이 2010년 이후보다 적았다. 2010년 이후 전세계 선박 발주는 친환경 선박 수요, 컨테이너선 대형화, 미국의 LNG 수출에 따른 LNG선 수요가 몰리면서 CGT 숫자가 커졌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