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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앵커브리핑] 외신이 반 총장에 붙인 별명…'Nowhere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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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오늘(26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별명 '기름장어'.

아무리 까다로운 질문에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 해서 기자들이 붙여줬다는 말도 있고 본인 스스로도 "외교관은 기름 바른 장어"라고 했다하니 자칭이든 타칭이든…기름장어는 그를 상징하는 말이 됐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색깔이 다른 3명의 대통령을 잇달아 거치며 외교관으로서 오를 수 있는 모든 관직을 두루 섭렵한 뒤 지금은 최정상에 서 있습니다.

최근 한 외신이 "역대 최악의 총장"이라며 반 총장의 업무 능력을 혹평했지만, 우리 외교부 내에선 그의 이런 탁월한 처세술이 되레 귀감이 되는 모양입니다.

'반반(潘半)'

"반기문의 절반만 해도 성공한다", 외교관 후배들 사이에 회자되곤 했으니까요.

'반반(半半)'

대선 출마 여부를 놓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며 이른바 '썸'을 탔던 반 총장.

마치 밀당을 끝내기라도 하듯, 대선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물론 하루가 지난 오늘은 어제의 발언 의도가 과장된 것이라면서 역시 '기름장어'답게 그다운 치고 빠지기를 구사하긴 했으나… 이미 뱉어놓은 말이란 건 아마도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요.

사실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대선 때마다 백마를 탄 초인들을 만나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광야에서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반 총장도 같은 길을 걷게 될까요? 그건 지켜볼 일입니다. 아마 그도 그 정도의 사례 학습을 안 하고 나섰을 리는 만무하니까요.

외국 언론들은 반 총장에게 'Nowhere Man'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란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존재감이 없다는 의미이지만 또 이번 일을 겪으면서 역으로 생각해 보면 어딘가에서 남모르게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즉, 몸은 유엔에 있었지만 그곳에선 그리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 대신, 심지어는 최악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대신, 마음은 국내 정치에 있었던 것인가…

공교로운 건지, 계획한 건지는 역시 알 수 없어도 그는 마침 청와대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뉴스 카메라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명한 것은, 그가 본격적으로 대선전에 뛰어들게 된다면 그는 더 이상 '기름장어'로도 'Nowhere Man'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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