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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메일 스캔들’ 재점화… 클린턴, 수렁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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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때 기록 퇴임 2년 후 제출 / 국무부 감사관실 “규정 위반” / FBI, 클린턴 직접 조사 방침 / 결과 따라 대선 물줄기 바뀔 수도

미국 국무부 감사관실이 25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를 예약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보고서를 연방의회에 제출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업무와 관련된 문서를 사설 이메일 서버로 주고받아 논란이 된 사건이다.

세계일보

힘 빠지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사실상 확정지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캘리포니아주 뷰나파크 유세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뷰나파크=AFP연합뉴스


83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국무부 규정을 위반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기록을 국무부에 제출하지 않았으며, 국무부의 면담 요청도 거부했다. 규정대로라면 클린턴 전 장관은 2013년 2월 퇴임 이전에 업무 관련 이메일 기록을 모두 제출하거나 그동안 개인 이메일로 주고받은 연방정부의 기록을 출력해 사무실에 보관했어야 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관련 기록물을 제출한 때는 2014년 12월이었다. 퇴임한 지 2년이 다 된 시점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진상조사도 회피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부 감사관실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공식 면담을 요청했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거부했다. 그의 전임자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는 물론 현직인 존 케리 장관도 감사관실의 면담에 응했지만, 클린턴 전 장관만 유일하게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을 다루면서 법규를 충실히 지켰는지에 대해 과거에 내놓았던 설명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연방수사국(FBI)은 클린턴 전 장관을 직접 조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WP는 “이메일 논란의 양대 대형 도미노 가운데 하나(국무부 감사)가 넘어졌을 뿐이며, 나머지 하나의 도미노인 FBI 수사는 아직 남아 있다”고 전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미 대선의 물줄기가 바뀔 수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기소되지 않더라도 신뢰도에 상처를 입게 된다. 클린턴 캠프는 “이 보고서는 국무부의 전자기록물 보존 체계의 문제점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클린턴 전 장관이) 기록을 적절하게 보존하고 공개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메일 스캔들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되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유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나는 힐러리와 경쟁하기를 원하는데 미치광이인 버니 샌더스와 경쟁할 수도 있다”고 공세를 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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