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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만, 위상 강화 외교 시동… 중 "독립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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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부, 정상외교 확대 천명 / 차이 총통 수교국 연쇄 방문 예고 / 중, 공개 위협·경제 압박 노골화 / 본격적 실력행사 수순 돌입 관측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국가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외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만 외교부장은 중국의 부상과 함께 수교국이 급감한 대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원수 외교(정상 외교)’를 중점 정책으로 천명했다. 중국은 대만 신정부의 탈중국, 대만 독립화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일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5일 수도 타이베이에서 열린 집권 민진당과의 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리다웨이 대만 외교부장은 “대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원수(정상) 외교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26일 대만 연합보와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리다웨이(李大維) 대만 외교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외교부 중심 정책으로 원수 외교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 부장은 “‘원수 외교’는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집권 시절 때 시작된 것으로 매우 유효한 수단”이라며 “양쪽 원수가 서로 얼굴을 마주대고 깊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은 당연히 계승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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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부는 전날 외교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외교부는 대만과 국교관계를 맺은 나라 사이의 협력을 증진시키고 정상 간 외교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교부는 적절한 시기에 대만 수교국 방문을 권고했다. 수교국은 22개국에 불과하지만 정상 외교를 통해 국가 존재감을 대외에 표방하려는 대만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대만 독립 노선을 추구한 민진당 출신 차이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92공식’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1992년 대만과 중국을 대표하는 양안 기구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양한 공감대를 이룬 역사적 사실을 존중한다”고만 말했다. 92공식이란 1992년 양안 당국자 간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민국’ 명칭 사용 등에 대해서는 각자의 해석에 맡긴다는 합의다.

리 부장은 차이 총통이 대만 수교국 방문길에 미국을 거쳐가는(미국 경유) 문제와 관련, “신정부는 파나마운하 확장 기념행사 참석에 이어 파라과이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에 동의하는 문제 등을 포함해 세부 사항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만 언론은 차이 총통이 6월25일 미국 마이애미를 거쳐 대만의 수교국인 파나마, 파라과이를 방문한 뒤 귀국길에 대만 화교들이 많이 사는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 들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대만 새정부의 독립 움직임에 대한 공세 수위를 전례없이 높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은 전날 대만 기업인들과의 회담에서 “대만 독립의 길은 오직 죽음의 길”이라고 경고했다.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마잉주(馬英九) 정부 시절 유지된) 외교적 휴전을 재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제무대에서 대만독립 분열활동은 근본적으로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외교봉쇄가 재연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차이 총통 취임 이후 중국 정부의 공세수위가 노골적인 공개 위협, 경제적 압박 등으로 치닫자 중국 당국이 대만 신정부에 대한 관찰기를 일찌감치 종결하고 본격적인 실력행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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