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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조광수·김승환에 쏠린 눈, 동성결혼 허락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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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나라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 했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콜롬비아와 같은 북미와 남미 지역의 국가들이다. 아시아 국가들 중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곳은 아직 없다.

우리나라 법원도 동성 결혼은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25일 법원은 김조광수씨와 김승환씨가 서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혼인신고 불수리 정정’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혼인제도가 다양하게 변천됐지만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 결합 관계라는 본질에는 변화가 없었고, 아직은 일반 국민의 인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현행법의 통상적 해석으로는 동성(同性)인 신청인들 사이의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동성 간 결합을 혼인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일반 국민의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 신중한 토론과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쳐 결정할 문제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법원 결정에 김조광수씨와 김승환씨는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2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결정은 평등한 권리와 정의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의 책임방기"라고 주장했다.

김조광수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왜 단지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제도 밖으로 내몰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대법관 5명이 동성결혼 찬성 4명은 반대

미국에서는 2015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사실상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제임스 오버게펠(James Obergefell) 등 14명의 동성 커플과 이미 사망한 2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피청구인은 리처드 호지스 미국 오하이오 주 보건부 장관 등 각 주를 대표하는 주지사와 보건부 장관이었다.

동성 결혼을 찬성한 5명의 대법관은 결혼의 권리가 개인의 자기 결정권에 속하며 평등권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혼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개인의 자기 결정권 속에 내재돼 있으며 결혼할 권리는 근본적인 인간의 권리다. 또 결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아이들과 가족들의 보호함으로써 양육, 출산 등과 관련된 권리 등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라며 "연방법원 판례들과 미국의 전통은 결혼이 미국 사회 질서의 핵심 요소라는 것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동성 결혼을 반대한 4명의 대법관은 우리나라의 법원 판결과 동일하게 이 문제가 사법부의 권한이 아니며 미국 국민이 결정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결혼 제도가 시대에 따라 변했다고 하지만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이라는 핵심이 변하지 않았다"며 사법부가 동성 결혼에 대한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유명인들의 커밍아웃

그동안 금기시 됐던 동성애는 유명인사들의 커밍아웃으로 수면 위로 올랐다. 방송인 홍석천(45)은 2001년 국내 연예인 중 처음으로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김조광수씨와 김승환씨는 2013년 공개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애플 최고 경영자 팀 쿡과 아이슬란드 첫 여성 총리인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영국 가수 샘 스미스 등이 커밍아웃을 했다.

가수 엘튼존은 21년간 동거해 온 동성 파트너 데이비드 퍼니시와 결혼식을 올렸으며,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의 미란다 역으로 출연한 신시아 닉슨(50·Cynthia Ellen Nixon)은 연인 크리스틴 마리노니와 2012년 동성 부부가 됐다.

최근 많은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종교계의 거센 동성애 반발

보수성향의 개신교, 천주고, 불교, 유교 단체들은 다음달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동성애 퀴어문화축제를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근 ‘2016년 서울광장 동성애 퀴어 축제 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옆 대한문광장에서 반대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자리가 온 국민의 동성애 반대 의사가 표출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와 에이즈의 상관관계?

많은 동성애자는 “에이즈는 성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감염된다”, “에이즈 감염인 중 동성애자 비율이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에이즈 감염이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의 최소 60%가 남성 동성애자이며, 실제로는 90% 정도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실제 질병관리 본부의 '2014 HIV/AIDS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대한민국에서 생존하고 있는 에이즈 감염자 8,885명 중 남자가 92.4%이고 여자가 7.6%이다. 2014년 내국인 신규 에이즈 감염자 1,081명 중 수혈, 혈액 제제에 의한 감염사례는 없었으며,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다.

항문 성교시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대한내과학회가 번역, 편찬한 ‘해리슨 내과학’에 따르면 에이즈의 전파는 삽입 당하는 항문 성교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데, 이는 항문 점막 내 그리고 그 밑에 존재하는 감수성 세포와 정액과의 경계가 얇고 연약한 직장점막뿐이고 성교시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크다. 이어 내과학지는 “항문성교시 에이즈 감염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콘돔을 사용하면 감염율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고 전했다.

"동성 혼인은 기본권" vs "결혼은 사회적 의미도 고려해야"

세계 각국에서 동성결혼에 대해 인정하는 추세가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반대 논란도 만만치 않다.

동성애자들은 “혼인할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다” 라며 동성 혼인의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자는 ”결혼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의 법은 동성 간의 혼인을 금지한 적이 없다. 혼인은 두 사람 사이의 합의로써 성립한다. 반드시 여자와 남자가 해야 한다는 법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기본권은 최대한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혼인할 권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명시적인 금지법률이 없다면 기본권의 최대 보장이라는 헌법 원칙에 따라 혼인의 상대방을 선택할 권리를 가장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김민중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성 간의 사랑도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개인의 권리이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관리로서 동성관계를 결혼이나 가족으로서 법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가는 전혀 다른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혼을 법제도적으로 이해할 때는 개인의 법 앞에서의 평등이나 자유뿐만 아니라 사회적 의미와 부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수민 기자·김기연 인턴기자

홍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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