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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부산 묻지마 폭행범 "사람들이 망상에 젖어 있어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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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과 생활고에 극단적 범행한 듯

부산CBS 박중석 기자

노컷뉴스

부산에서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지나가던 여성들을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은 "사람들이 망상에 젖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영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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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지나가던 여성들을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은 "사람들이 망상에 젖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과거 4년 가량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길가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김모(52)씨는 26일 "돈이 없어서 힘이 들었고, 길을 가던 사람들이 망상에 젖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체포된 이후 범행 동기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일체의 말을 하지 않던 김씨는 이날 오전부터 자신의 신상을 조금씩 이야기하다가 결국 범행 이유를 털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경남의 모 정신병원에서 약 4년 동안(입원일수 합계 1489일)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2010년 9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구청으로부터 매월 48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2년 뒤인 2012년 9월 김씨는 정신장애 3급 판정 유지를 위해 구청이 요구한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구청 측은 일을 하면 조건부 수급자로 기존 생계급여 등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김씨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생계급여가 제외된 주거급여 11만 원 가량만을 받아왔다.

가족과 떨어져 보증금 200만 원에 월 16만 원의 셋방에 살고 있는 김씨는 이때부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생필품을 훔치거나 주차된 차량 유리를 파손하고 집에 창문을 깨는 등의 난폭한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김씨가 가끔씩 집에서 소리를 지르고 유리창을 깨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 같은 신고를 받은 구청 측은 정신보건센터 관계자와 함께 수 차례에 걸쳐 김씨를 찾았지만 김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상담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가 정신질환과 생활고에 따른 분노가 '묻지마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래경찰서 강동호 형사과장은 "과거부터 앓고 있던 정신질환에다가 최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극단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특수상해 혐의를 물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씨는 앞서 지난 25일 오후 5시 15분쯤 동래구 명륜동의 한 대형마트 주변 인도에서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길을 가던 정모(78·여)씨와 서모(22·여)씨를 무차별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에게 폭행을 당한 정씨와 서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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