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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법원 "수염 기른 아시아나 기장, 29일 비행정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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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아닌 '업무명령' 인정…"복장·용모 폭넓은 제한"

뉴스1

[자료사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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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이 사내 용모단정 규정을 이유로 수염을 기른 기장에게 29일 동안 비행정지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유진현)는 26일 아시아나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비행정지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아시아나 기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4년 9월 김포공항 승무원 대기실 내 화장실에서 안전운항 담당 B 상무와 마주쳤다. 이후 A씨는 안전운항팀 팀장이 "턱수염을 기르는 것은 규정에 어긋나므로 면도를 하라"고 지시하자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팀장은 당일 저녁 예정돼 있는 김포-제주 비행일정을 바꿔 비행업무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켰다. 아시아나는 A씨가 자신이 수염을 기르는 이유에 대해 상황설명서 등을 내라고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29일 동안 비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후 면담을 거쳐 업무에 복귀했지만 비행정지는 부당한 인사처분이라고 주장하며 같은 해 12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그러나 지노위가 아시아나의 용모 규정이나 비행정지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해 구제명령을 받았다. 당시 중노위는 용모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장을 비행임무에서 빼는 것은 무리한 인사재량권 행사라고 판단했다.

그러자 아시아나는 비행정지는 인사권의 일환으로서 업무명령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해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우선 '업무정지'가 아시아나의 단체협약에 징계의 일종으로 규정돼 있더라도 징벌적 제재의 징계와는 다른 별도의 업무명령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행정지는 과거 A씨의 용모규정이나 지시위반을 이유로 이뤄진 게 아니다"며 "당시 시점을 기준으로 비행업무를 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뤄진 잠정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는 직원들의 복장이나 용모에 대한 폭넓은 제한으로 제복을 입은 직원들의 두발이나 수염에 대해 단정하게 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런 지시를 따르지 않은 직원을 업무에서 빼는 것은 업무수행을 위한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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