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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오바마, G7환영행사 8분 '지각'…아베, 보조맞추며 '밀착'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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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우…미일동맹 강조, 히로시마 방문 '선물' 고려했나

전날 회담서는 주일미군의 日여성 시신유기에 "단호히 항의"

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이세신궁 우지바시를 건너며 대화하고 있다.


(이세시마<일본 미에>=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 지역에서 26일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행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각했다.

의장국 대표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G7 정상회의의 첫 일정인 공식 환영행사를 이세신궁에서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이세신궁 내궁(內宮)으로 이어지는 다리인 '우지바시'(宇治橋) 앞에 5분 정도 일찍 도착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시작으로 참가국 정상을 차례로 맞이했다.

아베 총리와 인사를 마친 정상이 우지바시를 건너가 이세신궁 관계자와 인사를 마치며 잠시 후에 다음 국가 정상이 도착해 아베 총리와 인사를 나누는 흐름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입장을 마친 후 가장 마지막 손님으로 등장해야 할 오바마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각국 정상을 환영하기 위해 현장에 동원된 어린이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으로 남는 시간을 일부 소화했으나 이후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생방송 중에 방송 사고가 난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탄 차량은 메르켈 총리가 입장하고 약 8분이 지난 후 도착했다.

아베 총리는 지각한 오바마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함께 우지바시를 건너며 통역이나 인접한 수행원 없이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를 했다.

마지막 손님이므로 함께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타국 정상이 다리를 건널 때는 아베 총리가 동행하지 않은 것과는 대비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 순서를 마지막으로 설정할 때부터 이런 대화 기회가 고려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정상은 먼저 입장한 타국 손님이 기다리고 있던 내궁 안쪽 건물에 도착할 때까지 꽤 길게 둘만의 대화를 이어갔다.

정계 입문 전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아베 총리는 현장에 모인 각국 정상들에게 영어로 인사를 하고 참석자를 소개하는 등 의장으로서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념식수 후 이세신궁 내부를 둘러볼 때도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곁에서 대화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걷는 속도를 의식하며 나란히 걷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주일 미군 군무원이 오키나와에서 살해된 젊은 여성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돼 미일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양국 관계가 악재를 만난 상황이라서 이런 모습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이 사건에 관해 "일본의 총리로서 단호하게 항의했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모습을 연출했는데 26일에는 다른 손님을 제쳐놓고 오바마 대통령을 매우 각별하게 대우한 셈이다.

그가 평소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점이나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결정한 것이 아베 총리의 정치적 성과가 되는 등의 상황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sewonle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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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이세신궁 내궁 경내를 걷는 G7 정상들. 의장국 대표인 아베 총리(오른쪽)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곁에 나란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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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곁에서 기념 식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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