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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사업 제동…서울시 "유감…취지 이해 못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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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 3000명에게 한 달에 50만원씩 6개월까지 지급하는 ‘청년수당’ 도입을 두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제도 도입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협의해온 보건복지부는 26일 부동의(不同意) 의견을 통보했으나 서울시는 7월에 시범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양측간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관계부처, 민간전문가 논의 등을 통해 검토한 결과 '사업재설계 후 재협의를 하라'는 내용의 권고와 함께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복지부는 부동의 사유로 "수당을 받는 대상자 선정에 있어 객관성이 미흡하고 급여 항목 중 순수개인활동, 비정부단체(NGO) 등 단순사회참여활동 등은 공공재원으로 지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서울시가 급여지출에 대해 모니터링 없이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어서 무분별한 현금지급에 불과하다"며 "사업효과의 달성 여부를 평가할 수 없는 등 전반적으로 사업설계와 관리체계가 미흡해 부동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활동지원의 효과에 대한 성과지표, 목표달성도 및 측정방안 제시 ▲급여 항목 중 취업, 창업과 직접 연계성 없거나 정부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항목 제외 ▲저소득층 우선선발 요건을 구체화할 것 ▲활동계획서 범위에 따라 현금을 지출했는지 급여지출에 대한 모니터링 방안 강구 ▲전문성 있는 민간위탁기관을 객관적으로 선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청년수당 제도는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이면서 사회활동 의지를 갖춘 청년 3000여명에게 최장 6개월간 교육비와 교통비, 식비 등 월 5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지급을 위해 예산 90억원을 투입한다.

복지부는 부동의 통보를 보내면서도 서울시 계획에 대해 올해는 일단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복지부는 "서울시가 복지부의 변경보완 요청사항을 반영해 사업을 재설계, 협의 요청해오는 경우 올해는 우선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시범사업 결과를 복지부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평가한 후 본 사업으로 확대 여부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청년활동지원사업의 본래 취지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결정으로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복지부와 충분히 협의해 왔는데 이런 결정이 나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시는 "청년과 약속 등이 있으므로 예정대로 7월에 시범사업을 할 수 있도록 위탁기관 선정과 대상자 공고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복지부도 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복지부 결정과 권고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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