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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진감래' 김현수, 주전 확보 오디션 무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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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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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기다린 시간이 오고 있다.

김현수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 좌익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6경기 만에 찾아온 기회였다.

긴 시간 기다린 끝에 힘들게 얻은 기회였지만, 김현수의 진가가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선구안을 과시한 김현수는 이후 두 타석 연속 2루타를 터뜨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타구질도 좋았다. 휴스턴이 수비시프트를 사용했지만 빨래줄 같은 타구를 막아낼 수 없었다. 네 번째 타석에서는 아예 상대 수비가 없는 빈 곳으로 타구를 보내 안타를 기록했다. 4타석 3타수 3안타 1볼넷.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 3안타 경기였다.

시즌 개막 이후 김현수는 한정된 기회만을 부여받고 있다. 좌익수 조이 리카드와 지명타자 페드로 알바레즈가 부진에 빠져 있지만, 유독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김현수는 지난 두 달 동안 적은 기회 속에서도 묵묵히 제몫을 해내고 있다. 타율은 0.438(32타수 14안타)로 4할을 훌쩍 넘겼고, 출루율(0.514)도 5할이 넘는다. 비율 스탯만 보면 웬만한 강타자가 부럽지 않다. 출전 기회가 적은 탓에 누적 스탯이 부족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반면 김현수보다 많은 기회를 얻고 있는 리카드와 알바레즈의 성적은 김현수에 미치지 못한다.

리카드는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김현수를 제치고 주전 좌익수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시즌 초반에는 3할이 넘는 고타율로 볼티모어 타선의 선봉에 섰다. 하지만 4월말부터의 모습은 시즌 초 활약과는 거리가 멀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시즌 타율은 0.259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선구안이나 출루율이 좋은 것도 아니다. 리카드의 볼넷:삼진 비율은 12:35로 매우 좋지 않다. 그러니 출루율도 0.329에 그치고 있다. 톱타자의 출루율로는 매우 부족한 수치다. 냉정히 말하면 대주자나 대수비로 활용돼야 할 선수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알바레즈의 성적은 김현수보다 더 처참하다.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각각 0.194, 0.298에 불과하다. 애초에 콘택트와 출루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고 일발장타가 장점이라지만, 홈런도 겨우 3개에 불과하다. 부족한 수비와 주루 능력을 감안하면 알바레즈는 리카드보다 활용도 낮은 상황이다.

두 선수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자연히 김현수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초에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테이블세터 감으로 여기고 영입했다. 김현수도 적은 기회에서 자신의 콘택트와 출루 능력을 증명하며 테이블세터로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시범경기에서의 부진만으로 김현수를 후보로 기용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

벅 쇼월터 감독 역시 26일 경기가 끝난 이후 "김현수를 내일 경기에서도 다시 선발로 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수가 2경기 연속 선발 출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김현수가 오늘의 활약을 내일도 재현한다면 쇼월터 감독도 더 이상 리카드와 알바레즈를 주전으로 고집할 수 없다. 김현수에게는 주전 자리를 탈환을 위한 오디션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시범경기 부진, 마이너리그행 권유, 적은 출전 기회 등 누구보다 힘겨운 봄을 보냈던 김현수에게 한 줄기 햇살이 비추고 있다. 김현수가 이 기회를 살려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입지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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