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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벌거벗고 사자우리 뛰어든 청년, 알고보니 기구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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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동물원 사자우리에 벌거벗고 뛰어들었다 간신히 구조된 칠레 청년의 기구한 인생역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어릴적 어머니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뒤 고아원에 맡겨졌고 이후 군대까지 다녀왔지만 정신병을 앓는 등 기구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22일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사자우리에 나체로 뛰어들었던 프랑코 페라다(20)가 구조된 뒤 그의 상의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당시 동물원측은 페라다를 구하기 위해 사자 2마리를 총으로 사살했다.

그의 유서에는 “세계 종말이 다가왔다. 나는 언제 그날이 올지 안다. 나는 예언가이며 나의 백성들을 위해 재림했다”고 쓰여져 있다. 그는 사자우리로 뛰어든 후 성경 구절을 반복해서 외우는 장면이 당시 동물원을 찾았던 방문객들에 의해 목격됐다.

그가 외운 구절은 구약성서 예언서의 한부분인 ‘다니엘 6장’이다. 성경에서 다니엘은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전쟁에 휘말려 바벨론의 포로가 됐다. 그는 사자우리에 던져졌지만 하늘에서 내려운 천사들에 의해 보호를 받고 살아났다.

데일리메일은 “그가 진짜 죽으려 했다기 보다 성경의 예언의 한부분을 재현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다니엘의 삶처럼 페라다의 삶도 기구했다. 9년 전 그의 어머니는 유방암으로 죽었고 그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로 전락한후 그를 버렸다.

그 뒤 그는 고아원에서 지내다 산티아고에서 버거킹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또 생계를 위해 입대했지만 금방 제대했다.

그를 알았던 친구들은 “평상시엔 매우 쾌활한 친구였는데 그런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제대한 후 그는 산티아고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면서 중국물류창고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그의 정신병력을 몰랐지만 그의 페이스북 상에선 그가 이미 심각한 정신질환을 겪고 있음을 암시하는 글들이 많았다. 그는 ‘어머니의 날’ 페이스북에 “어머니가 신의 품으로 떠난지 9년이 됐어요. 얼마나 나와 동생들을 위해 희생했는지 잘 알고 있어요. 내가 태어났을 때처럼 당신을 안고 키스하고 싶어요”라고 글을 적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페데라 때문에 졸지에 2마리의 사자를 잃은 산티아고 동물원은 페레다에게 법적 소송을 준비중이다. 목과 허벅지에 상처를 입고 치료중인 페데라는 결국 퇴원 후 거액의 배상책임을 지고 또다시 고달픈 삶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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