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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中 물고 물리는 특허전 6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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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본심 내달 초 드러날 듯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중국 IT기업 화웨이의 도발로 시작된 특허전쟁은 장기전 기로에 섰다. 화웨이의 소송제기는 삼성전자와 비공개로 진행됐던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상호 사용계약)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화웨이의 숨은 발톱은 삼성전자가 소장 전문을 입수하게 될 다음달 초순 이후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소장을 면밀히 살펴본 후 맞소송과 합의 가능성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화웨이는 그동안 치밀하게 특허전을 준비해온 만큼 강공을 펼쳐 장기전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 여부도 배제할수는 없다. 화웨이의 미국 내 삼성전자 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 여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화웨이 숨은 발톱 6월초 드러날 듯 = 삼성전자와 화웨이 모두 현단계에서는 소송전 향방을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크로스 라이선스 협상 조정과 맞소송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장기전과 단기전에 모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화웨이는 소송을 제기한 직후 여론전을 통해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딩젠신 화웨이 지식재산권부장은 지난 25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삼성은 화웨이의 연구ㆍ개발(R&D) 투자와 특허권을 존중해 특허권 침해를 중단하고 필요한 라이선스를 화웨이로부터 획득하기를 바란다”며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화웨이와 함께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이같은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 소송을 자사 기술력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소송전 향방에 따라 삼성의 특허를 교차 사용할 수도 있다. 설사 소송에 패하더라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브랜드이미지를 높이는등 반사효과를 얻을 수 있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도 강경하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맞소송을 제기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특허 침해 사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표준 특허를 도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6~7년 준비된 특허전쟁 = 화웨이는 특허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자사 특허 5만여 건을 미국ㆍ중국ㆍ유럽의 특허 전문가들에게 보내 경쟁사가 무단으로 사용한 특허 내역을 일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퀄컴, 에릭손 등 글로벌기업들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중국 기업들이 특허전쟁에 대비한 것은 6~7년부터다.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와 ZTE가 특허를 집중적으로 확보하던 시기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ZTE는 지난 2010년 출원한 국제 특허 1863건으로 세계 2위에 성큼 올라섰다. 이는 전년보다 20계단 오른 것이다. 같은 해 중국에 등록된 특허도 31만3854건으로 세계 3위 수준이었다. 그 만큼 중국 기업이 특허전쟁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최근 특허 신청 건수를 살펴 보면 중국 주요 기업들은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WIPO에 따르면 화웨이는 재작년부터 2년 연속으로 특허신청 1위를 차지했다.

중국기업들 이미 자국시장에서 살벌한 특허전쟁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쌓았다. ZTE와 화웨이는 지난 2011년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에 대해 몇차례 지적재산권 침해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양사는 2004년 기술개발에 들어간 LTE기술에 대해 특허확보경쟁을 치열하게 벌인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 경쟁이 치열한 곳은 그 만큼 이권이 많은 곳”이라면서 “기술력을 쌓은 일부 중국 기업들이 시장 리더가 정해지지 않은 5세대(G) 이동통신 등에서 특허를 확보해 입지를 새롭게 굳히기 위해 특허전에서 역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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