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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히말라야 포터 “인생은 한번뿐, 난 99.9%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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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뻡씨의 행복여행 1-네팔 안나푸르나 그리고 포터 디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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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나라인 네팔, 그것도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택한 건 내게 있어 일종의 의식인지 모른다. 남은 일정을 잘 보내기 위하고 내게 남아있는 모든 편견과 관습들을 벗겨내기 위한 기원의 첫 걸음이다. 내면의 변화를 꿈꾸기 위한 여행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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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m) 코스는 일주일 일정으로 시간대비 볼거리가 뛰어나 한국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다. 출발점은 나야풀(1,050m)이다.

트레킹이 시작된 지 반나절 남짓, 멀쩡하던 하늘에 폭우와 함께 우박들이 쏟아져 내린다. 자연의 무서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낀다. 동행하는 포터 디팍(Deepak)에 따르면 이곳의 날씨는 급변한다고 한다. 겁이 난 내게 한 학교 앞에서 만난 7살 여자아이 상이타는 걱정 말라는 듯 웃음을 보인다. 8살인 부차라는 친구는 내게 우박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 학교에 가기 위해 2시간 동안 2개의 산을 넘어온다는 아이다. 세상의 근심과 걱정이 이 아이들에게는 전혀 없는 듯하다.

한없이 펼쳐진 자연 앞에서 내가 생각해온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인간이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 간드룩에서 촘롱으로 가는 길, 수많은 돌계단들이 트레커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나의 한계를 깨닫게 하고 또한 이를 극복하게 한다.

촘롱에서 시누와 가는 길에 한 가족을 만났다. 84세인 아버지를 등에 업고 아들이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 한다. 바퀴 있는 탈 것이 없는 산골이라 업고 내려가는 수밖에. 함께 나섰던 어머니는 되레 트레킹 중인 내게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준다.

안개 자욱하고 비가 내리는 길을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도착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반겨주는 이 하나 없어도 누구나 저절로 행복해진다. 눈 앞에 펼쳐진 장쾌한 히말라야에서 삶의 거룩함 그리고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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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안나푸르나보다 내게 더 관심을 끈 건 히말라야의 사람들이었다. 나는 한국에서부터 네팔의 포터인 디팍이라는 청년과 수십 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디팍은 트리뷰반 대학 경영학과 4학년 재학 중이며 포터로 7년째 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시민단체 물공급 분야와 관련해 자원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에게 삶은, 행복은 무엇일까.

“포터로 일하는 게 힘들진 않아?”

“포터만한 직업이 별로 없어. 도시에 일자리가 있어야지. 해외에 나가 일하거나 포터로 일하는 게 그래도 제일 나은 거야.”

“행복하니? 네가 생각하는 행복은 뭐야?”

“나는 99.9% 행복해. 항상 히말라야를 오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껴. 인생은 한번뿐이고 정말 짧은 거야.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몰라. 현재를 살고 있을 뿐이지 미래는 없어. 인생은 긴 여행이자 배움인 거야.”

내가 네팔에 태어났다면 그와 같은 생각을 할수 있었을까. 7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그의 가족들과 저녁식사 후 그가 내게 건넨 마지막 한마디.

“네가 여기에 없어도 우리는 영원히 친구인 거야. 네가 생각하는 행복여행에 나도 동참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해. 행복여행의 시작을 축하해.”

그래. 이제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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