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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예상 깬 트럼프 약진…美 동맹국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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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우방관계·해외 파병 등

대외정책 근본적으로 바뀔수 있어

아시아·나토·발칸국가 대책 부심

NYT “주한미군 철수 중 희망사항”

미국의 기존 대외 정책과는 다른 공약을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자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국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부각 속에서 동맹국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에 직면한 동맹국들의 고민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후보의 대외정책은 여론을 일부 대변하고 있어 무역이나 동맹관계, 해외 파병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러시아 인근의 발칸 국가들이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이들 국가의 고위관리와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의 주장이 대선용 구호인지, 미국의 새로운 대외 정책의 징후인지를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세계일보

“히스패닉 사랑해요”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멕시코 음식인 타코를 앞에 둔 사진과 함께 ‘나는 히스패닉을 사랑해!’(I love Hispanics!)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CNN 캡처


트럼프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은 그의 경선패배와 함께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그가 일반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 후보 자리를 거머쥐면서 사태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피터 웨스트매콧 주미 영국대사는 “선거기간 중에 내놓은 (후보들의) 주장은 공허하거나 틀린 게 대부분이며,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갖는다는 것을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별로 없다”고 우려했다. NYT는 트럼프 후보의 구상이 결국 차기 정부나 의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트럼프 후보의 잇따른 구상발표 때문인지 심지어 민주당 지도자들의 발언에서도 변화의 징후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지 않으면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과 관련, “한국과 일본에서 주둔 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중국이 원하는 목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경제협력은 본질적으로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후보에게 미·중 관계를 이성적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민 문제가 유럽에 끔찍한 일이 되고 있다”며 “그들(영국)이 EU 없이 더 잘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영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에 대해 “어리석고, 분열적이며 잘못됐다”고 지적한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대단히 힘든 프라이머리 과정을 거쳐 대선에서 당을 대표하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우리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면서 “그러나 내가 (트럼프의) 무슬림에 관해 말한 견해는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그렇게 개진된 정책 아이디어는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그건 앞으로도 잘못된 것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후보의 유럽·중동 자문역인 게오르게 파파도풀로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캐머런 총리에게 트럼프 비난 발언을 사과하거나 해당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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