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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안산 토막살해 사건 범인 1차 진술 '의문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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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상·하반신 절단' 기존 토막살인 사건과 다른 패턴

뉴스 보지 않고 혈흔 등 범행흔적 남긴 채 한달간 생활

범행 동기·시신 훼손 도구 및 과정 등 진술도 석연찮아

뉴스1

'안산 토막살인사건' 30대 유력 용의자 조모씨(30)가 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조씨를 인천 연수구 피살자 최모씨(40)의 집에서 검거했다. 조씨는 경찰에 검거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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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스1) 최대호·권혁민 기자 = 10살 연상의 직장동료를 살해한 뒤 약 10일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안산 토막살해' 사건 범인 조모씨(30)의 진술에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비록 체포 후 짧은 시간 조사된 내용이지만 조씨가 경찰에 범행을 시인하는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들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6일 현재 경찰 수사 상황을 보면 조씨는 5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 연수구의 원룸에 들이닥친 경찰에 체포됐다.

원룸은 조씨가 지난 1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업무를 보며 직장 동료로 만난 피해자 최모씨(40)와 생활비를 아끼려는 목적에서 함께 구한 집이다. 조씨는 범행 전까지 이곳에서 최씨와 함께 살았다.

연수구에서 체포된 조씨는 오후 3시25분께 안산단원경찰서로 압송됐고 이후 범행을 저지르게 된 동기와 살해 및 시신 유기 과정 등을 경찰에 자백했다.

뉴스1

이재홍 안산단원경찰서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경찰서에서 ‘안산 토막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평소 함께 거주하면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던 중 부엌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2016.5.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경찰은 2시간여만인 같은날 오후 6시께 조씨 진술을 토대로 이 사건 1차 수사브리핑을 했다.

경찰 브리핑을 요약하면 범행 동기는 '무시해서'였고 최씨 살해 시점은 당초 예상과 달리 3월말에서 4월초 사이였다.

또 시신은 부엌칼 하나로 훼손했고 뉴스를 보지 않아 달아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첫 번째 의문은 최씨의 시신에서 드러난 잔혹한 상흔에 비해 범행 동기가 상당히 빈약하다는 점이다.

최씨 시신은 상·하반신이 예리한 흉기에 의해 잘렸고 팔과 폐 등에도 흉기상흔이 있었다. 갈비뼈는 부러진 상태였고 얼굴뼈에는 복합 골절이 관찰됐다.

'자신을 무시하는 최씨와 말다툼하던 중 범행했다'는 조씨의 진술처럼 우발적 범행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

시신을 가로로 훼손한 것도 의문이다. 범죄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토막살해범의 경우 관절을 중심으로 시신을 훼손했던 점에서 조씨 사례를 아주 예외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시신을 가로로 자르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번 사건은 기존 토막살인 사건의 패턴을 완전히 벗어난 범행"이라고 말했다.

뉴스1

자루 속에서 사람 하반신이 발견된지 이틀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입구 방아머리선착장 부근에서 자루에 담긴 상반신 사체가 발견돼 과학수사대가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16.5.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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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의 부패 상태와 조씨가 주장한 살해 시점도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시신 부검을 담당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이 일주일 가량 전후해 살해돼 버려진 것으로 추정했으나 조씨가 최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시점은 한달가량 전이다.

최근 평년에 비해 기온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시신부패가 상당히 진행되고도 남을 시간이다.

"약 10일 동안 부엌칼 하나로 상·하반신 절단 등 시신을 훼손했다"는 조씨의 진술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조씨가 진술한 최씨 살해 시점을 보면 조씨는 범행 후 약 한달여 간 범행 장소에서 일상생활을 해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조씨는 한달여 간 이불과 벽에 남은 최씨의 혈흔을 지우지도 않았고 달아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언론보도를 접하지 않아 수사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과연 살인을 저지르고 사체를 훼손한 뒤 렌터카를 빌려 경기 안산까지 이동해 시신을 유기까지 한 범인이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상황을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는 주장을 믿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최씨 살해 시점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데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시신 훼손 과정 등에 대한 진술도 오락가락해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및 사체 훼손 방법,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sun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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