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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해운업 구조조정…용선료 30% 인하·채무재조정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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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5월 중순 운명 결정날듯…사채권자 반발 걸림돌

연합뉴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이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국내 2대 선사가 나란히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도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해외 선주들의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들의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잔류 등의 전제 조건이 달렸다.

전제 조건을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어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어느 조건 하나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 이행이 속도를 낼 전망이지만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 오는 19일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 등 갈 길은 멀다.

정부가 제시한 용선료 협상 마감 시한인 이달 중순을 앞두고 막바지 협상이 한창인 현대상선은 이번 고비를 잘 넘겨야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상선 역시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고 채권자들의 반발도 예상돼 양대 선사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 구조조정 첫발 뗀 한진해운…용선료 협상·채무 재조정 '첩첩산중'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할 때부터 이미 업계에서는 용선료 인하를 한진해운 구조조정 성공의 관건으로 꼽았다.

한진해운은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용선료를 외국 선사들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선료가 인하되지 않은 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지원하면 결과적으로 외국 선사들의 주머니만 불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시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용선료 조정이 안 되면 채권단이 선택할 옵션은 법정관리 뿐"이라고 말해 양대 선사의 용선료 협상 결과에 구조조정의 성패가 달렸음을 시사했다.

이달 중순께 공개될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결과는 해외 선사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한진해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해운동맹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2∼3개월 이내에는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어서 한진해운도 협상단을 꾸려 이르면 내주부터 해외 선사들과 본격적인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일단 용선료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19일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 등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자구계획안 이행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지난 4일 열린 한진해운 사전 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의 강한 불만이 쏟아져 나와 향후 채무 재조정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진해운은 2013년 5월 23일 3천억원 규모의 제78호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이 중 대부분을 상환했지만 358억원의 잔액이 오는 23일 조기 상환일을 맞는다.

한진해운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를 넉 달 연장하거나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구조조정 '선배' 현대상선…용선료 협상 고비 넘길까

한진해운보다 앞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온 현대상선은 가장 큰 고비인 용선료 협상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곧바로 구조조정 실패로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상선은 영국의 조디악, 그리스의 다나오스,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 등 22개 해외 선사들을 상대로 용선료 30∼35%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해외 선사 상당수가 용선료 인하 쪽으로 입장을 정하고 그동안 지급보증 요구를 내세우며 버텼던 일부 선사도 인하 쪽으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상선은 최종 타결을 위한 마지막 순회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 결과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그동안 지급보증 요구를 하며 버텼던 일부 선주들도 입장 선회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선료 협상이라는 첫 고비를 무사히 통과하면 이후 구조조정 작업도 한층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자율협약의 다른 조건인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이라는 큰 산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달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회사채 1천2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추진했으나 투자자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다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지만 이번에도 투자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할 것이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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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열린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용선료 조정이 안 되면 채권단이 선택할 옵션은 법정관리 뿐"이라고 말해 양대 선사의 용선료 협상 결과에 구조조정의 성패가 달렸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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