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관과 금전 거래, 靑·국회 관계자와 접촉 확인 후 덮어]
- 파문 확산 우려했나
브로커 李씨 잠적 등 이유 '스톱'
檢 "구체적 위법사항 못찾은때문"
軍에 화장품 납품 로비… 또 다른 브로커도 구속
검찰 관계자와 법조계 인사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10월 정 대표를 100억원대 상습 해외 도박 혐의로 구속한 뒤, 구치소에서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정 대표에게 적용한 100억대 도박 혐의가 아니라 정 대표가 2014년 경찰과 검찰에서 2차례 수사받을 때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된 경위에 대한 별도 조사였다. 조사는 '100억 도박'을 수사한 검사가 아닌 강력부 소속 다른 검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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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당시 검사장 출신 H 변호사가 사건을 무마해 정 대표가 2014년 거듭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H 변호사에게 정 대표 측으로부터 로비 자금이 전달됐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자금 흐름도 추적했다고 한다.
검찰은 그 과정에서 H 변호사와 정 대표를 연결해 준 브로커 이모(56·도피 중)씨의 존재를 확인했다. 브로커 이씨는 H 변호사의 고교 후배이자, 정 대표의 2심 재판장이던 임모 부장판사에게 '선처 로비'를 시도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은 또 내사를 진행하면서 정 대표 측이 H 변호사를 선임한 것과 별개로 다른 검찰 관계자들도 접촉했으며, 이씨 등 브로커들을 매개로 정·관계 인사들과도 접촉했다는 단서도 일부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정 대표가 구속되기 전 정 대표의 측근과 일부 검찰 일반 직원(수사관)이 금전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당시 검찰 안에는 검찰 일반 직원들이 정 대표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을 탐문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해 내부 감찰을 담당하는 부서가 진상 조사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정 대표 측 브로커 이씨의 통화 내용 조회를 통해 이씨가 전직 청와대 관계자 Y씨, 국회 고위 관계자 P씨, 정부 고위 관계자 B씨 등과 자주 통화하면서 접촉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또 다른 정 대표 측 브로커 박모(다른 사건으로 수감 중)씨가 정 대표가 수사받던 즈음에 이 정·관계 인사들과 만난 것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그러나 올 1월 이씨가 잠적하고 검사 정기 인사가 실시되자 내사를 시작한 지 3개월여 만에 돌연 중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와 정치권 등으로 파문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중도에 덮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하지만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혹이 많아 내사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 위법 사항을 찾지 못해 중단한 것일 뿐 일부러 덮은 게 아니다"고 했다. H 변호사도 "수사 과정에 어떠한 부당한 영향력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5일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을 군납(軍納)할 수 있게 로비하는 대가로 정 대표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브로커 한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한씨가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入店)할 수 있게 로비하겠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에게서 10억원 넘는 돈을 받아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전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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