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세값 1년새 18% 올라… 서울은 지방평균의 2.7배 달해
대출규제-공급과잉-구조조정 악재… 지방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
전국 주택의 평균 전세금이 처음으로 2억 원을 넘어서면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아파트 평균 전세금이 4억 원을 넘어선 서울에서는 지난달 단독주택 평균 전세금마저 3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심각한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공급 과잉,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기업 구조조정의 ‘3각 파도’에 침체되는 모습이다. 아파트 값이 13주 연속으로 떨어지고 대구와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 서울 전세금 36개월 연속 상승
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평균 전세금은 3억2596만 원으로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1억2037만 원)의 2.7배였다. 서울 전세금은 2013년 5월 이후 36개월 연속으로 오르고 있다. 아파트 등 다른 주택에 비해 저렴한 편인 단독주택 전세금(3억5만 원)도 지난달 처음 3억 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1%대의 초저금리 기조가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해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1%대에 접어든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18% 이상 올랐다. 여기에다 서울의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 매매를 미루며 전세를 선택한 가수요 등이 전세금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 들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전국적으로 늘면서 전세금 상승폭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다. 전세금 상승률은 1월 6.20%에서 2, 3월 각각 0.5%대로 떨어졌다. 지난달엔 0.42%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50만여 채의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완공되는 올해 말 이후 전세금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주택 매매시장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은 연초 보합·하락세를 보이다가 3월 마지막 주 들어 0.01%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0.03% 오르는 등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 대구 경북은 전세금 하락세 지속
반면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이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시행되면서 지방 주택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03%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지난해부터 혁신도시 등에 새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충남(―0.10%) 경북(―0.08%) 광주(―0.08%)의 매매가가 많이 떨어졌다. 경남의 경우 중공업 구조조정 등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며 매매가가 0.04% 하락했다.
전세금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지방 아파트 전세금은 전주보다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5월 첫째 주 상승폭(0.08%)보다 0.0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특히 최근 아파트 입주가 몰렸던 대구(―0.07%) 경북(―0.06%) 충남(―0.06%) 등의 전세금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대구 경북의 전세금은 각각 2, 3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지방 광역시 집값이 1년 새 크게 뛴 반면 대출 규제로 수요자 구매력은 줄었다”며 “당분간 이렇다 할 정책적 호재도 없을 것으로 보여 지방 시장 침체가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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