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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동일본 대지진 원인 '슬로우슬립' 해저에서 첫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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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ITSS 연구팀 "2014년 9~10월 판 미끄러짐 포착"

연합뉴스

해저에 설치한 기기를 끌어올리는 모습. Elizabeth Brenner,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뉴질랜드 근처 바다에서 판의 경계면이 천천히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슬로우슬립'(slow slip) 현상을 포착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슬로우슬립은 거대지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상으로,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일본 바다의 북미판과 태평양판이 이루는 경계부에서 슬로우슬립으로 단층이 30~50m 움직였고 이로 인해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슬로우슬립 연구는 대부분 육상에서 이뤄져 왔다. 최근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 국제공동연구진(HOBITSS)은 보다 자세한 연구를 위해 해저에 슬로우슬립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기를 설치했고, 실제로 슬로우슬립 현상을 포착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년 5월 뉴질랜드 북섬 동쪽에 있는 히쿠랑기 해구 근처에 해저압력계 24개를 설치했다. 여기서 슬로우슬립이 발생하면 한쪽 판이 다른 쪽 판 아래로 내려가는데, 이때 판이 받는 압력이 변하게 된다. 판이 올라가면 받는 압력이 낮아지고, 판이 내려가면 압력은 더 높아진다.

연구팀이 다음해 6월 압력계를 모아 결과를 분석할 결과 2014년 9월 말에서 10월 초에 걸쳐 10일 동안 슬로우슬립이 발생해 한쪽 판의 높이가 1.5~5.5cm 올라갔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궁극적인 목표는 슬로우슬립과 지진, 쓰나미의 관계를 밝혀 조기경보 전략을 찾는데 있다"며 "보다 자세한 연구를 위해 2018년에는 이 지역의 지각을 뚫어서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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