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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다둥이 나라 이스라엘…출산율 3.08명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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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육·번성’유대교 율법에 충실

양육 보조금, 무상교육도 한몫

축구선수 이동국(37)은 한국의 대표적 축구선수일 뿐만 아니라 다섯 아이를 둔 ‘다둥이 아빠’로 유명하다.(본지 5일자 1면·10면) 그가 가족들과 함께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을 방문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한국에서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받긴 힘들 것이다. 이스라엘에선 7명의 가족이 거리를 걷는 게 그리 어색한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3.08명(2014년 기준)으로 34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한국의 출산율(1.21명)의 세 배 가까이 된다. 이스라엘은 2010년 출산율 3.03명을 기록한 이후 OECD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출산율이 높다 보니 이스라엘은 어린이들로 북적댄다. 예루살렘 거리에선 갓 초등학교에 들어갈 정도의 첫째 아이가 막내 동생의 유모차를 미는 모습을 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한국에선 출산율이 3명 이하로 떨어진 1970년대 이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스라엘의 출산율은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OECD 출산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40여년 동안 이스라엘을 제외한 다른 회원국들의 출산율은 하락했다. 미국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70년 2.48명에서 2014년 1.86명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같은 기간 4.53명에서 1.21명으로 수직 하락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통계가 작성된 1980년 3.14명을 기록한 뒤 2005년 2.84명으로 최저를 찍은 뒤 2010년부터 다시 3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이처럼 높은 건 유대교 율법에 충실한 유대인들의 가치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 로이터통신은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출생에 민감한 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부부가 한 해에 최대 4차례 체외 인공수정을 지원하고, 아이 한 명을 낳으면 출산지원금(46만원)과 보조금(매달 6만원)을 준다. 3살부터 고등학교까지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도 한 몫 했다.

팔레스타인과의 인구 경쟁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600여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홀로코스트의 기억과 팔레스타인과의 인구 경쟁에서 뒤쳐져 아랍 인구에 압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인구 증가에 큰 몫을 한다”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포함할 경우 유대인과 아랍인 인구는 각각 630만 명 수준으로 비슷하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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