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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태후'가 구세주… 현대차 대박난 PPL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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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업계 판촉 성패 갈려 희비

중국 시장에서 슬럼프에 빠져 고민하던 현대·기아자동차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월 실적을 취합한 결과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 2월 -20%대 감소율을 기록하다 3월 -6.8%로 추락 속도를 늦춘 데 이어 4월에는 0.1%로 소폭이나마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기아차는 그 공의 일부를 드라마 간접광고(PPL) 덕으로 돌렸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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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유시진의 차로 ‘올 뉴 투싼’을 PPL했던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드라마 방영 시간 전후로 투싼 광고를 집중 편성한 결과 매출을 늘리는 데 큰 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광고 효과가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한다는 추정까지 나올 정도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드라마 PPL의 역사는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기아·대우 등이 치열한 제품 홍보 경쟁의 전장으로 드라마를 선택하고 대대적인 간접광고전을 벌였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을 SBS가 드라마로 만든 ‘아스팔트 사나이’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차량 100여대를 제공하고 제작비의 40%인 16억원을 제작비로 내놨을 뿐 아니라 극도의 보안시설인 자동차기술연구소와 디자인실까지 드라마 제작진에 공개했다. 광고비 지출에 한계가 있었던 옛 대우차 역시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 매그너스와 아카디아를 고정 등장시켜 톡톡한 광고효과를 누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2000년대부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수입차는 2002년 ‘겨울연가’의 ‘배용준+포드 뉴익스플로러’를 필두로 대거 드라마에 등장했다. 수입차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낮추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심어주는 데는 “드라마 출연이 가격대비 최고 효과”라는 판단에서 수입차 업체는 신차를 비행기로 공수해오며 드라마 출연의 문을 두드렸다. 지금도 회자되는 성공사례로는 ‘가을동화’에서 원빈이 운전대를 잡은 BMW X5,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몰고다닌 재규어XK8, ‘올인’ 이병현의 아우디 A8이 꼽힌다.

드라마PPL이 항상 성공하는건 아니다. 극중 사이코패스 등 악역이 모는 차량으로 오명을 남기는 경우도 있으며 성공 여부는 결국 드라마 흥행성적과 궤를 같이한다. 태양의 후예처럼 시청률 강자와 같은 시간대 편성된 경쟁 드라마에 제품을 지원한 업체는 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차량만 제공하면 됐는데 요즘은 제작비까지 지원해야 하는 데다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PPL 지원에 더욱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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