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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정은 유일체제 공고화…대규모 세대교체 인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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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동신문 정론’ 1만8천자 뜯어보니

충성 강조하며 “김정은 세대인 우리”

“자주·선군·사회주의” “핵은 만복”

기존 병진노선 재강조

개방선언 가능성은 낮아

미 국가정보국장 방한 뒤 출국

“박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았다”


“끝까지의 강자들,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세대인 우리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4일치에 실린 200자 원고지 97장(1만8000자) 분량의 ‘정론’(“혁명의 길 끝까지 가리라”)의 한 구절이다. 정론은 6일 평양에서 36년 만에 열릴 제7차 노동당대회의 “진정한 정신은 대를 이어 끝까지 싸워 반드시 삼천리 강토에 주체혁명 만만세의 메아리가 울려퍼지게 하리라는 우리 세대의 장엄한 맹세”라고 주장했다. 이번 당대회가 김정은 제1비서를 향한 충성 맹세의 자리이자,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공고화할 제도적 발판이 되리라는 선언이다. 정론의 제목과 본문에서 반복된 “끝까지”는, 김 제1비서를 향한 충성이 지속돼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아울러 “김정은 동지의 세대인 우리”라는 표현이 시사하는바, 당대회에서 노·장·청 조화를 명분으로 대규모 세대교체형 인사가 예상된다.

대회 개회일이 다가올수록 김 제1비서를 향한 충성 맹세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는 높아진다. 북한의 형식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4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조국광복회 80돌 보고대회’에서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중심, 영도의 중심으로 높이 받들어모시고 충정을 다하는 열혈투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정론은 당대회에서 제시될 전략 노선과 정책 방향도 내비쳤다.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는 여기에 우리 혁명의 백년대계의 전략이 있고 종국적 승리가 있습니다”라는 김정은 제1비서의 발언 소개가 그것이다. 자주·선군·사회주의가 열쇳말이다. 기존 노선의 재확인이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에서 국제사회가 주목할 만한 대외 개방이나 ‘북한식 경제개혁’ 조처가 제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정은 집권기의 대표 상품인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은 이번 당대회에서 매우 공세적인 방식으로 재강조될 전망이다. 정론은 1월6일 4차 핵실험, 2월7일 로켓 발사, 4월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을 거론하며 김 제1비서를 “전설적인 공격형의 백두영장”이라 불렀다. 그러고는 “핵은 우리에게 있어 물리적 힘이기 전에 신념 문제”라며 “앞날의 많은 것을 담보해주는 만복의 보검”이라고 극구 강조했다.

한편,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4일 오전 서울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나 북한의 핵실험 및 노동당대회 준비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클래퍼 국장은 4일 출국했으며,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쪽과는 만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제훈 최혜정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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