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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산불 재난 캐나다 산유도시 9만명 대피 '유령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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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주 포트맥머레이 비상사태 선포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 주 포트맥머레이를 덮친 산불을 피해 도시를 빠져나가는 차량 건너편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대형 산불이 덮쳐 전체 주민 9만명 가까이 대피한 캐나다 앨버타 주의 산유도시 포트맥머레이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앨버타 주 정부는 4일(현지시간) 포트맥머레이 산불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구호와 주요 시설 방호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주 말부터 확산한 산불은 전날 도시 중심부로 갑자기 방향을 바꿔 전 주민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텅 빈 도시는 곳곳에서 화마와 연무로 뒤덮여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도시 내 주택과 건물 1천600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주택의 90%가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고, 50~70%의 주택이 파괴된 지역도 속출했다.

도시는 남북으로 관통하며 외부로 통하는 63번 국도가 완전히 통제돼 접근이 차단된 고립 상태에 놓였다.

주민들은 북부 산유지 숙박시설로 1만여 명이, 나머지는 남쪽 30여㎞ 거리의 앤젝 시의 대피시설로 피했다. 일부 대피 행렬은 430㎞ 떨어진 에드먼턴까지 이어졌다.

전날부터 시를 탈출하는 차량 행렬이 도로를 뒤덮은 채 대혼란이 연출된 가운데 상당수 차량은 도중에 연료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버려진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인접 주 정부들은 소방대원 수백명과 소방 헬리콥터 등을 지원했고 군도 항공기와 병력을 파견해 화재 진압을 돕고 있다.

그러나 섭씨 32도를 웃도는 고온에다 건조한 날씨,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강풍으로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소방당국은 우선 시내 중심가를 지키기 위해 진화 작전을 집중하는 한편 폐쇄 조치된 남쪽 공항을 방호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레이철 노틀리 주 총리는 이날 현지를 방문, 피해 파악 및 후속 복구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이 비상 상황에 대처하면서 사후 복구 대책을 수립하는 두 갈래 대응을 해야 한다"며 연방정부의 구호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가 난국을 함께 할 것"이라며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가능한 모든 지원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적십자사는 구호 모금에 나설 예정이며 앨버타 주 정부는 모금액과 같은 액수를 매칭펀드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한 주민은 "순식간에 전 사방에서 화마가 덮쳐 모든 가재도구를 버려둔 채 집을 빠져나왔다"며 "모든 것이 불타 버렸고 지금 아무것도 지닌 것이 없다"며 울먹였다.

포트맥머레이는 캐나다 '오일샌드의 수도'로 불리는 핵심 산유 도시로 지난 3년간 국제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입었다.

그동안 투자를 중단하는 산유 업체가 잇따르는 가운데 대규모 감원과 시설 폐쇄 등으로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이번 재난 피해가 겹쳐 고통과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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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산불 대피하는 주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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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산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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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산불 대피주민 임시 숙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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