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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정운호 브로커' 10여년간 8개 업체 대표·회장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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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대관업무 활동 기록까지

운전사 딸린 고급승용차로 재력과시

【서울=뉴시스】김준모 기자 =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해외원정 도박 사건 관련 법조 로비활동을 했던 브로커 이모(56)씨가 지난 10여년간 8개에 달하는 회사 대표나 회장직을 맡아 대외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해당 기업 법인등기 등에 이씨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사례가 많아 '명함'은 대외용일 뿐 실제는 기업 민원 해결사 역할을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2007년 횡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씨는 그때 검찰에서 자신의 직업을 'R호텔 부회장'이라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이씨가 2002년 몸담았던 정보통신(IT) 업체 돈을 빼돌린 혐의를 수사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2002~2003년 사이 토목전문건설업체 D사와 일반건설업체인 P사·T사 등 건설사 3곳을 인수해 실질적인 대표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이씨는 결국 기소됐고 구치소 생활을 했는데, 이곳에서 우연히 재력가 유모씨를 알게돼 호텔사업 투자를 권유했다는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이씨는 특히 자신의 변론을 맡던 변호사까지 끌여들여 연대보증을 서게하는 등 수감 생활을 하면서도 각종 사건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호텔은 그 무렵 또 다른 사기 사건에 휘말려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정 대표 이름도 등장했다. 정 대표는 호텔 사업에 30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결국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 재판 기록을 보면 이씨는 '서울메트로 대관업무'를 하는 인물로 표현돼 있다.

이씨의 최근 행적은 한 언론사의 지난해 최고경영자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이씨는 이 모임에서 자신을 P사 대표로 소개했다. 이씨는 회사를 한전 납품 업체로 주변에 소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템 등에 확인한 결과 이씨는 2011년 경 이 업체 지분을 청산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씨를 수년 전 만나 적이 있는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그가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레스토랑 대표로 자신을 소개한 적이 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이씨와 몇차례 만난적이 있다는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씨는 운전사가 딸린 에쿠스를 주로 타고 다니면서 '회장님'으로 불렸고 혼자 올때는 랜드로버 SUV를 타고 온 적도 있다"며 "주변에 '저 분은 차가 많나봐요'라고 물었더니 롤스로이스도 있다고 하더라는 전언도 들었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씨가 정말 다방면으로 활동한 것 같다"며 "어떤 사람들한테는 연예기획사를 운영한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j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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