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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절실한 리우올림픽①]박태환, ‘외면’하는 대한체육회 vs ‘주목’하는 세계 체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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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2016 리우올림픽 개막을 꼭 석 달 남겨둔 가운데 체육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자 이슈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올림픽 출전불가’ 박태환(27)이다. 박태환은 최근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400m, 1500m서 올시즌 세계랭킹 수위에 오르는 출중한 기량을 과시하며 건재를 알렸지만, 리우올림픽에는 못나간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인한 징계로 태극마크를 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태환을 둘러싼 기류는 묘하면서도 뜨겁다. 대한체육회는 여전히 ‘규정대로 출전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외면하는 반면 세계 체육계는 박태환 사태에 큰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여론도 찬반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지난 3월 2일 징계에서 풀렸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규정에 금지약물을 사용해 경기단체에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선수는 국가대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때문에 박태환은 2019년 3월이 돼야 태극마크에 도전할 수 있다. 박태환이 만으로 서른이 되는 해이며, 때문에 리우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박태환이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헤럴드경제

사진=OSEN


박태환은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26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올시즌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의 주 종목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2009, 2011년)나 챔피언에 올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딴 종목이다.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예선에서의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태환이 국가대표 선발전서 낸 기록은 올림픽서 메달을 다퉈보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박태환은 “올림픽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있다. 내 기록을 넘어서면 메달은 따라올 것”이라며 메달 자신감도 드러냈다. 최근엔 유정복 인천시장이 마련한 기자회견서 큰절을 올리며 올림픽에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박태환의 국제 경쟁력은 입증됐고 본인의 의지가 강하며 여론도 박태환 쪽이지만 대한체육회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다.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현재 저희 체육회 입장에서는 기록은 기록, 규정은 규정이라고 말씀드리겠다”면서 “약물복용은 반사회적인 일이다. 약물복용에 대해서는 오히려 (징계를) 강화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선수를 위해 좋은 일”이라며 이중처벌 논란을 반박했다.

이에 반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세계 체육계는 박태환이 리우행을 위해 적극적인 스텝을 밟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리처드 파운드(74·캐나다) IOC 위원은 “리우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바로 중재를 요청해야 한다”며 “박태환에게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내린 징계 이외에 또 다른 징계가 내려진 것은 국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중처벌이라는 것이다.

앞서 2011년 10월 CAS는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와 IOC 간의 다툼에서 도핑으로 6개월 이상 자격정지를 받은 선수는 정지기간 만료 후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규정, 일명 ‘오사카 룰’에 대해 ‘이중처벌’이므로 무효이며 더는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IOC는 결국 해당 규정을 없애고,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에도 이 규정을 적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파운드 위원은 “대한체육회도 이런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대한체육회가 WADA의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WADA는 이런 내용을 IOC에 보고할 수도 있다”고 했다.

CAS 중재는 박태환이 대한체육회와 상관없이 직접 할 수 있지만 박태환 측은 CAS로 가는 것보다는 대한체육회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리우올림픽 최종 엔트리 등록 마감일은 오는 7월 18일이다. 박태환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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