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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밀착카메라] 허술한 관리로 잇단 사고…공포의 주차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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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흔히 '주차타워'라고 불리는 '기계식 주차장'은 전국에 2만7000곳 넘게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허술한 관리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하남에 있는 한 오피스텔 건물 주차장.

이곳은 이처럼 운전자가 탑승한 채로 주차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계식 주차 설비입니다.

그런데 지난 달 29일, 바로 이곳에서 차량이 앞으로 돌진해 그대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CCTV 영상을 보면 닫힌 자동차용 승강기문을 향해 차량이 조금씩 나아가다 그대로 추락합니다.

이 사고로 23살 여성 운전자는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건물 관리인 : 새댁이에요. 사고로부터 10일 전에 결혼했다 그래요. 결혼하고 20일 만에 사고가 난 거죠.]

사고 시각은 새벽 1시.

관리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차량이 그대로 추락한 겁니다.

올 1월 서울 대방동에서는 기계식 주차장에 진입하던 차량이 가까스로 추락사고를 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곳은 이처럼 운전자는 내리고 차량만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기계식 주차장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기계식 주차장에서 차량이 그대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차량 블랙박스에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차가 갑자기 떨어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최원석/인천 구월동 : 저녁 먹으려고 주차를 했었죠. 내려가서 차량을 봤을 때 사진이에요. 황당하죠. 제 잘못이라면 주차한 거죠.]

주차한 차량이 아래로 추락했던 기계식 주차장 앞입니다.

그런데 주차장 바로 옆에 보시면 기계식 주차장 검사 확인증이라는 것이 붙어 있는데요.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발급받은 날짜가 사고 불과 한 달 전입니다.

기계식 주차장은 현행법에 따라 2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기 검사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업체 측 입장입니다.

[정기검사업체 관계자 : 오작동에 의한 고장이 추락으로 연결된 건데요. 검사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고장까지 잡아낼 수는 없어요.]

해당 기계식 주차장은 14년 전인 지난 2002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유지보수업체 관계자 : 시기적으로 전부 교체 시기는 끝났어요. (교체가) 잘 안 이뤄지니까. 그런 어려움 있죠.]

그만큼 유지보수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의무 규정은 없습니다.

[류병의 차장/교통안전공단 : 기계식 주차장은 차량만 이동하는 기계장치로 돼 있기 때문에 2년에 한 번 정기검진만 합니다. 유지 보수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습니다.]

관리인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시다시피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사고현장 뿐만 아니라 이 일대는 대부분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저희가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한 상가 건물, 기계식 주차장 진입까지 아무도 안내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버튼 조작도 가능합니다. 또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경비원 : 자기들 알아서 하는 거고, 주차 관리해주는 사람은 별도로 없어요. 거기 설명서에 다 쓰여있어요. 그렇게 하면 서로가 편리하게 좋지 뭐.]

[사광진/경기 신장동 : (관리인이) 보통은 없어요. 설명서 보고 알아서 하세요. 그 정도니깐요.]

올해부터 20대 이상 규모의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관리인을 의무적으로 둬야하지만 기준에 해당되는 곳은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계속되는 기계식 주차설비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후화된 건물에 대해 보다 강화된 안전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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