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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은행권, 5개 조선·해운사 추가 충당금 최대 8조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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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전체 충당금 최대 11조5천억원 전망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김현정 기자 = 국내 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현대상선·한진해운·창명해운 등 5개 조선·해운사에 빌려준 자금을 부실 대출로 분류하면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최대 8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일 "특수은행과 시중은행은 5개 부실기업 여신에 대해 작년 말 기준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했다"며 "이들 대출을 현실에 맞게 '고정 이하'나 '회수의문'으로 분류하면 은행의 추가 충당금 규모는 3조∼7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해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3개사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창명해운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각각 신청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5개 부실사의 제1금융권 위험 노출액(익스포져)은 특수은행 23조원과 시중은행 3조2천억원 등 모두 26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출입·산업·농협·수협·기업 등 5대 특수은행이 23조1천억원, 일반은행 8개사(국민·신한·우리·하나·한국SC·부산·경남·전북)가 3조3천억원 규모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특수은행은 28%, 시중은행은 3%에 각각 이른다.

김정현 한기평 연구원도 "5개사의 대출 중에서 25조6천억원 규모가 정상 여신으로 분류돼 있다"며 "5개사 여신 건전성을 다시 분류한다고 가정하면 추가충당금 규모는 고정 재분류 시 3조원(특수은행 2조5천억원·일반은행 5천억원), 회수의문 재분류 시 7조9천억원(특수은행 6조6천억원·일반은행 1조3천억원)으로 각각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또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강도가 더해질수록 정상 여신이 요주의 또는 고정 이하로 재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며 "조선·해운 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해당 기업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5개사에 나머지 조선과 해운업종 여신까지 합치면 특수은행이 추가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3조9천억∼9조원으로 늘어나고, 시중은행은 2조∼2조5천억원에 각각 달한다"고 강조했다.

조선·해운사에 대한 특수은행·시중은행 등의 대손충당금은 최대 11조5천억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진행될수록 국책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부실채권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원활한 구조조정 진행을 위해 취약업종 대출을 대부분 보유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수출입은행은 5개 기업 여신을 '고정 이하'로 재분류하면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최소 수준(9.25%)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 지원을 통한 자본확충이 조속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한국은행의 출자를 받기에 앞서 당장 필요한 구조조정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이달 중 5천억원 이상의 코코본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선박금융을 주로 제공해 온 수출입은행의 코코본드 발행 여부도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고용과 소비 둔화로 한국은행이 경기 지원을 위해 7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hyunmin623@yna.co.kr, khj9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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